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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사우디 50억 달러 수주, 중동건설 붐 견인차 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5 18:03

수정 2023.06.25 21:07

현대건설 플랜트 계약 대박
저성장 탈출 구원투수 기대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현대건설이 아람코(Aramco)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번과 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각) 현대건설이 아람코(Aramco)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번과 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형 해외건설 수주 잭팟이 터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번과 4번 프로젝트 계약서에 서명했다. 사업 규모가 무려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사우디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저성장 국면에다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부진 속에 해외건설이 경제성장의 구원투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우리 경제에 갖는 의미는 여러모로 각별하다. 올 상반기 한국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암울함 그 자체였다.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만 해도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87억2700만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해외수주 실적과 비교하면 2007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 사우디 대형 프로젝트 한 건으로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최소 137억달러 이상을 기록, 지난해 수주실적(120억달러)보다 14%나 늘었다.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연상케 한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대형 수주가 터진 점이 긍정적이다. 한국의 건설사들이 주로 성과를 거둔 국가들은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가별 기준을 살펴보면 해외수주 순위는 인도네시아(36억7000만달러), 사우디아라비아(34억8000만달러), 미국(34억6000만달러) 순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39%), 중동(29%), 북미·태평양(15%), 유럽(11%) 순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지난해 중동 순위는 전년도(37%)보다 하락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중동 지역에서 점점 밀리는 모양새다. 이번 사우디 수주를 계기로 중동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그야말로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하는 오일머니 확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빠진 가운데 주력 수출산업군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수출·투자를 중심으로 민간 활력을 제고하는 데 역점을 두고 하반기 경제를 운용할 방침이다. 해외건설 분야의 선전은 우리 경제에 '가뭄의 단비'와 같다.

사우디 수주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해외진출이 더욱 가속화되길 바란다. 앞으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프로젝트 등 중동지역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대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신수도 프로젝트와 미국 등 북미 시장 수주도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가 성사되면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한 해외건설 수주 연 500억달러 달성과 '세계 4대 건설강국' 진입도 앞당길 수 있다.


해외건설의 약진은 민간 건설업계 단독으론 달성하기 어렵다. 정부가 경제 외교 및 금융 인프라로 건설업계를 적극적으로 지원사격해줄 때 치열한 해외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와 민간업계 간 '원팀 코리아'가 해외건설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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