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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바다가 꿈꾸는 내일, 해양바이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5 18:03

수정 2023.06.25 18:03

[차관칼럼] 바다가 꿈꾸는 내일, 해양바이오
지난 3월 미국 뉴욕타임스에는 전남 해안가의 아름다운 전경이 지면을 가득 메웠다. 바로 전남의 김 양식장이었다. 친환경적인 해조류 생산 방식부터 시작해 해조류가 가진 영양학적 가치와 식량자원으로서의 중요성을 다뤘다. 해조류 등에서 나오는 물질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도 소개됐다. 환경문제, 식량문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바다의 다양한 사례 중 하나로 해조류 생산 단계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제시된 것이다.

바닷속 해조류와 같은 해양생명자원을 활용해 우리에게 유용한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는 산업이 바로 해양바이오산업이다.
이미 많은 국가는 식품, 의약품, 화장품 등의 분야에서 상업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해양생명자원은 극한의 온도, 빛, 높은 압력 등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생물학적·유전적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 자원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7년 보고서를 통해 해양바이오 산업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해양바이오 시장은 2020년 7조원에서 2027년 1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주요 선진국은 기술을 선점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 다양한 혁신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연구개발예산 최우선 분야를 바이오로 선정, 의료보건 분야 등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해양생명공학을 위한 유럽의 학제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관련 지식 인프라를 견고하게 구축 중이다. 일본과 중국 역시 국가 차원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있다. 한 스타트업은 어패류를 먹어 치우며 양식장에 피해를 주는 골칫거리였던 불가사리를 활용,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었다. 이 기업은 불가사리의 다공성 구조가 흡착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제설제보다 도로 부식을 덜 시키는 친환경적 제품을 만들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 국내 연구진은 바위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있는 홍합의 접착 메커니즘에 착안,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했다. 인체에 해가 없다는 측면에서 향후 의료용 접착제로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해양바이오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장기간·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미래산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해양바이오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해양바이오산업 시장규모 1조2000억원, 고용규모 1만3000명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매칭펀드를 조성해 자금이 필요한 유망기업에 투자하고, 해양자원 조사에 필요한 전용선을 건조할 계획이다. 또 산업화 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체계적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인류 역사의 발전은 바다를 향한 도전과 함께했다.
다시 바다에서 해양바이오 산업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밝은 내일을 열어갈 수 있는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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