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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는 신의 선물”...트럼프, ‘낙태권 폐지’ 놓고 강경 목소리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6 09:37

수정 2023.06.26 09:37

美 '태아 생명권' vs '여성 선택권' 놓고 격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낸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 문제에 있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낙태권 폐지 1년.. 공화당 경선 후보들 "생명은 신성" 강조

1년 전 이날 미 연방대법원은 전국적으로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임신 6개월 전까지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반세기 만에 공식 폐기하고, 각 주(州)가 낙태 제한 혹은 허용 여부를 정하도록 했다.

이에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CD와 뉴욕 등 전역에서 낙태 허용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이어졌다. 낙태 찬성론자들은 “할머니와 어머니가 했던 시위를 내가 다시 해야 하느냐” “총기나 규제하라, 내 몸을 지배하려 들지 마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낙태 반대론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생명 보호가 우선이다” “더 이상 아기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라” 등의 구호로 맞섰다.

이러한 대립 속, 25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전날 밤 개최된 복음주의 유권자 단체의 낙태 폐기 1주년 기념 행사에서 “우리는 낙태권을 폐지했다”며 “태어났든 태어나지 않았든 모든 아이는 신의 신성한 선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스로를 가장 ‘친생명(pro-life)’적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재임 시절 보수 성향의 연방 대법관 3명을 잇달아 임명, 현재의 보수 우위로 대법원을 재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낙태권 폐기 판결이 사실상 자신의 공적이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간,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과 연관된 경우에 있어서는 예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연방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공화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역시 워싱턴DC에서 열린 낙태 반대 단체 집회에 참석해 “미국의 모든 주에서 생명의 신성함이 미국의 중심이 되도록 회복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낙태 금지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은 "미국인의 합법적 권리 박탈" 낙태권 복원 의지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3.6.24 /사진=뉴시스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서 연설하는 모습. 2023.6.24 /사진=뉴시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1년 전 오늘 대법원은 미국 여성들의 선택권을 부정함으로써 미국인의 헌법적 권리를 박탈했다”며 “공화당의 의제는 극단적이고 위험하며 대다수 국민의 뜻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낙태권을 연방법으로 완전히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낙태권 찬성 집회에서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이 권리를 확보할 때까지 이 싸움에서 진정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의회가 대법원이 박탈한 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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