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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천의 머니&아트] 남춘모 'Beam'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6 10:35

수정 2023.06.26 10:35

남춘모 'Beam' / 케이옥션 제공
남춘모 'Beam' / 케이옥션 제공

화면 전체를 물감으로 덮는 서양화와 달리 대학 시절 ‘선’만으로 여백에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흥미를 느꼈던 남춘모(62)가 선에 공간감을 입히기 위해 만들어낸 구조물이 ‘디귿(ㄷ)’형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은 건축물 골조의 기본이 되는 에이치빔에서 왔는데, 그의 작품 제목이 빛줄기, 기둥, 평균대 등을 의미하는 ‘Beam’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Beam' 시리즈는 이 디귿자형 구조물을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붙여 수직, 수평의 격자 골조로 패턴화된 공간을 만든 후 검정과 흰색, 빨강과 파랑 등의 단색 아크릴 물감을 칠해 완성된다.

2차원인 캔버스 위에 1차원 선을 이용해 3차원적인 공간감을 부여하는 ‘단색 부조회화’가 이렇게 탄생한다.

관객들은 디귿자형 구조물에 따라 채색된 화면을 통해 확장된 지각을 경험한다.

요철의 그림자로 인해 생긴 묘한 지각과 은은하게 흐르는 빛은 한옥의 창문이나 방문에 붙어 있는 창호지를 통해 느껴지는 빛과 같은 오묘한 감동을 전한다.

계명대 미대와 동 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한 남춘모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 중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고,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대구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28일 진행되는 케이옥션 6월 경매에 출품된 남춘모의 2015년작 'Beam'(사진)의 경매 추정가는 2500만~6000만원이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