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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솜방망이 처벌이 주가조작 부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6 17:57

수정 2023.06.26 17:57

[강남시선] 솜방망이 처벌이 주가조작 부른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을 흔든 이슈는 단연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다.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라덕연씨 등이 구속됐다. 검찰은 이들이 시세조종을 통해 약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 제도가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보완책을 만들어 내놨다.

CFD도 신용융자와 동일하게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시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진실 규명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가폭락 전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한 의혹을 받는 대기업 회장 등은 아직 조사를 받지도 않았다. 증권사들은 적어도 2500억원 규모의 CFD 미수채권을 떠안게 됐다.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다시 무더기 폭락 사태가 재연됐다. SG 사태와 흐름이 비슷했다. 인터넷 투자카페를 통한 통정매매와 선행매매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학습효과 덕분인지 이번에는 당국의 대응이 재빨랐다. 무더기 하한가가 나온 당일에 바로 거래정지 결정이 내려졌고,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세조종의 배후로 의심받는 인터넷카페 운영자는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가 불공정거래 혐의로 금융당국에 이첩한 사건이 2020년 112건, 2021년 109건, 지난해에는 105건이었다. 불공정거래는 끊이지 않는 셈이다.

무엇보다 '솜방망이'로 불릴 만큼 처벌이 약한 것이 이유다. 자본시장법에는 불공정거래에서 발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50억원을 넘으면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하다.

형량만 보면 '강한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실형을 받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2020~2021년에는 실형을 받은 비율이 50% 남짓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범죄수익 환수가 어렵다는 것도 '한탕'을 꿈꾸게 만드는 요인이다. 불공정거래로 인한 부당이득의 최대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하지만, 이는 부당이득을 산정한 경우에 한해서다. 오죽하면 "몇 년간 감옥에 다녀오면 평생 먹고살 돈을 챙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까.

과거 미국에서 금융다단계 수법, 이른바 '폰지사기'로 650억달러의 피해를 불러온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은 무려 150년형을 선고받았다. '달랑' 10여년을 감옥에서 보내다 2021년 82세로 사망했지만 살아 있다면 여전히 철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을 거다.


(금융)범죄를 처벌하는 데도 이런 '글로벌 스탠더드'는 꼭 필요할 듯싶다. "한 번이라도 불공정거래를 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는 검찰총장의 약속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불공정거래의 끝이 '해피엔딩'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증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