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이사람] "산꼭대기도 한달음에… AS로 고객신뢰 보답"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6 18:23

수정 2023.06.26 18:23

삼성전자서비스 디지털은평센터 백창용 프로
북한산 사찰 30여곳 서비스 맡아
30㎏ 넘는 배낭 들고 4시간 산행
덥고 비오는 날도 한결같은 발걸음
[fn이사람] "산꼭대기도 한달음에… AS로 고객신뢰 보답"
"입사 전에는 단 한 번도 북한산 꼭대기에 있는 가전제품은 어떻게 수리할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게 제 일이 됐습니다."

매년 100여차례, 부품을 잔뜩 챙겨 30㎏이 넘는 가방을 메고 왕복 4시간 북한산 산행에 나서는 백창용 삼성전자서비스 디지털 은평센터 프로(사진). 백 프로는 "저 깊은 산속에도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믿고 선택해 준 고객이 있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내딛는다.

2012년 입사 뒤 줄곧 은평센터에서 일한 백 프로는 북한산국립공원을 포함한 노적사, 진관사, 문수사 등 크고 작은 30여개 절을 방문해 사후관리(AS)를 제공한다.

26일 만난 백 프로는 본래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를 진로로 해 대학졸업 뒤 사범으로 2년간 일했다. 부상으로 인해 새로운 진로를 찾던 중 학교 선배에게 가전제품 출장서비스 엔지니어를 제안받은 게 북한산과의 인연이 됐다.

그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던 직종이라 고민은 됐지만, 어릴 때부터 활동적인 걸 좋아해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다"고 입사 당시를 회상했다.


입사 이후에는 북한산 일대를 담당하며 매해 동료들과 100여차례 북한산 인근에서 AS에 나섰다. 남산 3배 높이의 큰 산이다 보니 단 한 건의 AS를 위해 왕복 4시간의 산행이 소요된다. 30㎏을 넘는 배낭에 고된 산행이 힘들 만도 하지만 백 프로는 "어릴 때부터 줄곧 해왔던 운동이 고객을 만나러 가는 산행에도 도움이 된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북한산 출장서비스의 가장 고된 점은 '날씨'다. 등산은 날씨나 기후를 보고 산행할 날짜와 계절을 고르지만, 가전제품의 고장은 시기를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백 프로는 "요즘같이 30도를 넘나드는 날에는 수분 보충을 위한 얼음물도 챙기고,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비를 입고 산에 오를 때도 있다"며 "삼성전자 제품을 고를 때 뛰어난 AS까지 생각했을 고객을 생각하면 한발 더 내딛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북한산에 있는 사찰들에는 이미 삼성의 신속하고 친절한 AS로 입소문이 파다하다. 그럼에도 백 프로는 오히려 스님들로부터 힘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제품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어느 스님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고장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불만보다 올라오느라 고생했다며 짐부터 받아주시는 모습을 보면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산에 오르내릴 땐 힘들기도 하지만,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스님들을 보면 '고객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CS 마인드 덕분에 지난해에는 '모범사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술리더 역할을 맡은 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백 프로는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 기술강사가 돼 은평센터뿐 아니라 서울 전체 지역에서 더 많은 엔지니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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