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금성의 기후변화 원인을 밝혀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9 10:45

수정 2023.06.29 10:45

IBS 주도 국제 공동프로젝트 가동
탐사선 2대와 세계 망원경 총동원
금성 구름속 미확인흡수체 등 관측
금성. 게티이미지 제공
금성.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금성의 대기를 밝혀내기위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를 우리 연구진이 주도한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금성. 일각에서는 화산 폭발이나 금성 구름속 미확인 흡수체가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바는 없다.

기초과학연구원(IBS)는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 행성대기 그룹 이연주 수석 연구원(CI) 연구팀이 금성 대기 관측을 위한 국제 금성 관측 캠페인을 기획하고, 지상 관측에 참여할 국제 연구팀을 모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연주 CI는 국제 공동연구 기획과 관련해 "유럽우주국(ESA)의 '인비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베리타스' 등 새로운 금성 탐사선 발사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단일 임무로는 금성 대기를 넓은 파장대에서 한 번에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BS가 주도하는 국제 공동연구진은 금성 구름 내에 존재하는 미확인 흡수체와 이산화황 가스의 양을 측정할 과학적 자료를 취득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 내 총 3곳에서 금성을 관측한다.


우주에서는 ESA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발사한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와 JAXA가 발사한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가 관측한다. 관측은 수성으로 운항 중인 베피콜롬보가 금성을 바라보는 9월 말경 7500만㎞(0.5AU) 떨어진 원거리에서 금성을 관측한다. 또 2015년 12월부터 금성궤도를 돌고 있는 아카츠키는 30만㎞ 이하의 거리에서 관측한다.

이와 동시에 지구에서는 지상 망원경으로 금성을 들여다 본다. 한국에서는 이시구로 마사테루 서울대 교수팀이 서울대 망원경으로 관측하고, 한국천문연구원의 보현산 망원경 활용도 검토 중이다. 이와함께 일본, 스페인, 독일, 스위스, 러시아 연구팀이 이미 참여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연구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IBS 행성대기 그룹 주도의 국제 금성관측 프로젝트 주요 내용. IBS 제공
IBS 행성대기 그룹 주도의 국제 금성관측 프로젝트 주요 내용. IBS 제공
이처럼 지구와 우주에서 동시다발적인 관측을 수행하는 이유는 미확인 흡수체가 흡수하는 모든 파장 영역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미확인 흡수체는 근자외선부터 가시광의 일부(파란색)까지 흡수한다.

베피콜롬보와 아카츠키는 자외선 영역에서 금성의 전구에서 반사되는 태양 빛을 관측할 계획이다. 지상 망원경은 이보다 더 긴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영역을 관측한다. 캠페인을 통해 취득한 모든 데이터는 IBS 행성대기 그룹에서 총괄해 분석을 진행한다.

이연주 CI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며, 금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자료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연주 CI는 2020년 8~9월 이전 소속인 독일 항공우주센터 재직 시절 첫 번째 금성 관측 캠페인을 조직하고, 진행한 바 있다. 당시 3기의 우주탐사선과 6대의 지상 망원경이 캠페인에 참여해 52~1700nm 파장 범위를 조사했다.
이후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작년 9월 국제학술지 '행성과학저널(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했다. 미확인 흡수체 흡수 스펙트럼의 형태가 2007년 NASA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가 금성 근접 비행 동안 포착한 것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하지만 첫 캠페인은 베피콜롬보 데이터에 오류가 생겨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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