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서울 도심 호텔서 문신 드러내며 난동...수노아파 조직원들 무더기 재판행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30 11:14

수정 2023.06.30 11:14

/사진=서울중앙지검
/사진=서울중앙지검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서울 도심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30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를 받는 수노아파 조직원 9명을 구속기소하고, 3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노아파는 1980년 전남 목포에 거점을 두고 결성된 폭력단체로, 조직원만 약 120명에 이르는 대규모 폭력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수노아파 조직원들은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배상윤 KH그룹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3박 4일간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공연 중이던 악단과 손님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공연을 중단시키거나, 호텔 직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조직원들은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를 이용하고, 조폭식 90도 인사를 하거나 호텔 로비를 집단 활보하며 난동과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수노아파 부두목급 조직원이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손실금을 회수해달라는 사주를 받고 움직인 폭력조직 간의 이권 다툼이란 점을 밝혀냈다. 배 회장은 폭력조직 출신으로, 호텔 난동 사건이 알려지자 수노아파에 대한 고소까지 취하하며 사건무마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수노아파의 서울 강남 합숙소 2곳과 조직원이 운영하는 유흥주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수노아파가 최근까지도 신규 조직원들을 대거 모집해 단합대회 같은 정기회합을 갖는다는 점을 규명해 총 39명을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호텔 난동 사건에 가담한 7명을 구속했고,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수노아파 행동대원 등으로 가입한 신규조직원 21명도 입건했다. 이 중 연락책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 2명도 구속했다.

검찰은 또 조직원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수노아파를 비롯해 국제마피아, 택사스 등 전국의 주요 폭력조직이 활동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수노아파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 폭력조직 계파를 초월해 온오프라인 상에서 속칭 '또래 모임'이라고 불리는 정기적인 회합을 통해 조직의 세를 과시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하고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주요 범행 가담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수사로 수노아파는 사실상 와해 수준으로 해체됐다"며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위협하는 조직폭력을 끝까지 파헤쳐 범행에 직접 가담한 조직원은 물론 배후의 조직까지 철저히 수사해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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