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도심지 뚫어 뻥!', 빗물받이 막히면 침수피해 키운다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6 07:00

수정 2023.07.06 07:00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역 인근 빗물받이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역 인근 빗물받이에 담배꽁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 장마철에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적지않은 침수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여름처럼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선 도로위의 복병인 빗물받이 등에 대한 집중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집중 호우시 도심내 도로를 비롯해 골목길 등에 산재한 빗물받이의 경우 물이 차지 않도록 원활한 배수기능을 하기 때문에 특히 장마철을 앞두고 집중 관리가 필요한 시설물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 행정력만으론 빗물받이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민들이 평소 빗물받이의 중요성을 인식해 담배꽁초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하는 시민의식을 고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폭염과 장마 지속…평소부터 대비해야

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내렸던 장맛비가 일찌감치 그치면서 기온이 크게 올라 가마솥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5일 오전까지 양일간 연천, 청양, 가평, 상주, 파주 등 지역에선 누적 11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 내린 장맛비로 공공시설 2개소, 사유시설 8개소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유시설 가운데는 경기 고양과 남양주,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서 주택과 상가 7곳이 침수됐다.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올여름은 폭염과 장마가 번갈아 오는 현상이 지속될 것 관측된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지겠으나 언제든 다시 장마전선이 형성될 수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엘니뇨가 나타날 경우 국내는 7, 8월 남부지방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한 만큼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도심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받이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 일대 수해가 이른바 물바다가 되면서 막대한 인사사고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 침수 원인 중 하나로 막힌 빗물받이가 꼽혔기 때문이다. 하수관로로 이어지는 빗물받이가 쓰레기나 담배꽁초 등으로 막힐 경우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침수가능성이 높아진다.

"빗물받이, 행정력만으로 관리 어려워"

서울의 경우 빗물받이는 약 55만8000여개가 설치돼있다. 빗물받이 관리에는 환경미화원과 자원봉사자 등 2만여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순한 행정력만으로는 빗물막이 막힘을 예방할 수 없다는 시선이 다수다. 일시적인 정비로 지속적이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탓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주변 빗물받이를 관리하거나, 빗물받이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로선 도심 번화가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막혀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상태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빗물받이가 공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에 관리 주체가 지자체인 것은 맞지만 공적 영역에서 상시적으로 관리하긴 어렵다"라며 "한번 정비가 이뤄져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쓰레기가 쌓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본인 집 앞에 쌓인 눈은 스스로 치우는 것처럼 빗물받이도 지역주민이 스스로 챙기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라며 "지역사회 구성원이 빗물받이를 자발적으로 청소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원해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행안부는 도심침수 예방을 위해 '빗물받이 막힘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빗물받이가 쓰레기나 흙 등으로 막혀 있을 시 적극적인 신고를 요청한 것이다.
행안부는 지난달 빗물받이 막힘에 대한 일제점검과 정비를 지자체에 요청한 바 있기도 하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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