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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대항마' 스레드 공식 출시...인스타 날개달고 순항?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6 15:05

수정 2023.07.06 15:05

메타가 개발한 새로운 문자형 SNS '스레드' 공식 출시
출시 2시간만에 200만명 로그인, 인스타그램 있으면 손쉽게 이용
개발부터 트위터 노려, 인스타 이용자 발판 삼아 트위터 이탈자 흡수 전략
심기 불편해진 머스크 "인스타는 가짜 행복"
미국 SNS 기업 메타가 출시한 새 SNS '스레드'의 로고(왼쪽)와 트위터의 로고.AP연합뉴스
미국 SNS 기업 메타가 출시한 새 SNS '스레드'의 로고(왼쪽)와 트위터의 로고.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메타가 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와 비슷한 새로운 SNS를 출시했다. 메타는 '스레드(Threads)'로 불리는 새 SNS를 앞세워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와 경쟁할 계획이다.

인스타 계정만 있으면 손쉽게 사용
이날 메타는 한국과 미국 등 약 100개 국가의 애플 및 구글 어플리케이션(앱) 마켓을 통해 스레드를 공개하고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계정에 "해봅시다. 스레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스레드는 트위터와 매우 비슷한 문자 중심의 SNS다.
스레드 사용자는 한 게시물당 500자의 문자를 적을 수 있으며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와 사진, 또는 최대 5분 길이의 동영상도 올릴 수 있다. 트위터는 2006년 출범 당시 게시물당 140자를 허용했으나 2017년에 280자로 늘렸다. 지난해 10월에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같은해 12월 트윗에서 허용 글자 수를 4000자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레드가 인스타그램 시스템을 일부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 2016년에 경쟁 앱 스냅챗을 견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스토리' 기능을 추가했다. 2020년에도 짧은 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의식해 인스타그램에 '릴스'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레드는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인스타그램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과 동일한 계정명을 사용하며 프로필 사진과 소개 글은 따로 설정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중인 계정들을 스레드에서도 팔로우할 수 있고, 새로운 계정을 찾아 추가할 수도 있다. 스레드 피드에는 내가 팔로우하는 계정의 콘텐츠와 추천 콘텐츠가 함께 표시된다.

인스타그램에 도입된 각종 이용자 보호 기능들도 동일하게 제공된다. 16세 미만 이용자는 스레드에 처음 로그인하면 계정이 비공개로 기본 설정된다.

스레드에서는 게시물에서 자신을 언급하거나 답글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을 관리할 수 있으며 특정한 단어나 문구가 포함된 답글을 숨길 수도 있다. 다른 계정 차단, 제한 및 신고도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차단한 계정은 스레드에서도 차단된다. 인스타그램의 코너 헤이스 상품 부회장은 아직 스레드에 트위터같은 해시태그 기능이나 특정 글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은 없지만 미래에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타는 앞으로 마스토돈이나 워드프레스 등 다른 앱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트위터 이탈자 흡수할까?
저커버그는 이날 스레드 서비스 개시 이후 2시간 만에 200만명이 로그인했다고 밝혔다. 빌보드, 넷플릭스, HBO, 버라이어티같은 브랜드들은 스레드 출시 1시간 만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으며 잭 블랙 등 유명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헤이스는 스레드에 대해 "이런 공간은 과거 트위터가 제공했으며 선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스레드에는 더 많은 기회와 선택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타는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스레드를 개발했으며 개발 기간 중 대놓고 트위터를 겨냥한 SNS라고 밝혔다. 트위터와 비슷한 문자 중심의 SNS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메타처럼 규모가 큰 곳은 없었다. 미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20억명으로 트위터(3억6000만명)를 크게 앞지른다.

이러다보니 스레드는 출시 전부터 트위터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불렸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를 겸하고 있는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해 CEO에 오르면서 임원 전원과 직원 상당수를 해고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그는 유료 서비스 확대를 추진했지만 동시에 수많은 서비스 장애를 막지 못해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지난 5월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성인 이용자 10명 중 6명은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 사용을 중단했다. 게다가 머스크는 지난 1일 발표에서 인공지능 업체 등 외부에서 트위터 정보를 마구잡이로 가져간다며 사용자들이 매일 읽을 수 있는 게시물 숫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스레드 출시 이후 몇 시간 뒤 자신의 트위터에다 "트위터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격받는 것이 인스타그램에서 고통을 감추며 가짜 행복을 즐기는 것보다 무한히 더 낫다"고 비꼬았다. 머스크는 지난달 2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저커버그를 겨냥하여 그와 현실에서 싸울 수 있다고 도발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스레드의 출시가 당장 메타의 수익구조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헤이스는 향후 스레드에 광고를 추가한다고 확언할 수 없다며 일단은 앱을 키우는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스레드는 5일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출시되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메타가 EU 디지털시장법(DMA)과 관련한 추가 지침 때문에 유럽 출시를 미루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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