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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초대 정의당 대표' 천호선, 새 진보 정당 만든다…정의당 탈당 러시

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6 18:40

수정 2023.07.06 23:46

참여정부 대변인·초대 정의당 대표
'이정미 임명' 위선희 대변인 등 탈당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 뉴스1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에 기대를 접는다’며 지난해 탈당한 천호선 전 대표 등이 새로운 진보 정당을 창당한다. 천 전 대표의 창당에 참여하기 위해 현재 정의당 당직자·당원들도 탈당한다.

정의당 계열 진보 정치 단체 ‘새로운진보’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오는 7일 국회에서 ‘새로운 시민 참여 기반 진보 정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2021년 만들어진 새로운진보는 당초 ‘정의당 의견 그룹’으로 출발했으나 지난 4월 더 이상 정의당 의견 그룹이 아님을 선언하고 ‘시민 정치 네트워크’로서 새로운 진보 정치 세력 구축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새로운진보에는 천 전 대표와 정혜연 전 정의당 부대표, 그리고 이정미 현 대표가 임명한 위선희 대변인 등이 소속돼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진 출신으로 참여정부 마지막 대변인, 2013년 초대 정의당 대표 등을 거쳐 현 노무현재단 이사이기도 한 천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같은 가치 다른 의견의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정의당을 탈당했다.


당시 그는 "다른 방법, 다른 전략은 토론과 논쟁의 주제가 되기보다는 같은 당을 할 수 없다는 배제와 축출의 대상이 됐다"며 "몇몇 당내 세력은 이를 앞장서 이끌었고 지도자들 그 누구도 다양한 이견을 생산적으로 토론하고 통합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정의당을 비판했다.

또 "지난 10년 합리적 진보 정당, 당원이 주인인 정당, 검증되고 훈련된 좋은 후보를 내세우는 정당,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끊임없이 혁신하는 정당을 꿈꿨다"며 "정의당의 존재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저로서는 이런 기대를 접는다"고 전했다.

천 전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지금의 정의당으로 더 좋은 정부로의 정권 교체가 가능할까"라며 "모든 창당 세력이 건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혁신적인 도전은 비록 그 시작이 미약하더라도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천 전 대표는 본인이 신당을 주도하지는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천 전 대표 측은 통화에서 "천 전 대표는 무보수로 도와주기로 했다"며 "신당의 고문 같은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대선과 지방 선거에서 잇단 패배 이후 침체 일로인 정의당이 최근 ‘통합과 합당을 통한 혁신 재창당’에 나서기로 했지만 진보 진영 내 분열과 갈등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위 대변인은 이날 저녁 취재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내일 탈당 기자회견을 앞두고 이 대표 등 주요 당직자들에게 사전 보고를 드렸다"며 "그러나 오늘 오후 6시13분 저는 정의당 대변인직을 면직당했다"고 밝혔다.

위 대변인 등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조처라는 것이다.

위 대변인은 "소통관에서 정의당을 해체하자고 발언하는 현직 의원들에게는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하는 당이, 당을 위해 헌신하다가 절박한 심정으로 탈당을 선택한 이들을 대하는 졸렬한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위 대변인 등은 국회 정문 앞으로 장소를 옮겨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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