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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무총장, 김포공항서 격렬한 시위로 "입국길부터 곤욕"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8 10:36

수정 2023.07.08 10:36

시위대, 공항 출구앞 진치고 "그로시 고 홈"…2시간 만에 공항 빠져나가
[파이낸셜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저녁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김포공항에 내려 한국 땅을 밟자마자 수십 명의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 시위에 곤욕을 치렀다.

7일 밤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4∼7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발표한 뒤 방문 일정을 마치고,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수십 명의 시위대는 1층 귀빈용 출구 앞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IAEA 일본맞춤 보고서 폐기하라', 'IAEA 사무총장 방한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그로시 고 홈(go home)" "해양투기 반대한다" "그로시는 한국을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IAEA는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2년 3개월여간 검토해 지난 4일 일본 정부에 전달한 종합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이 계획한 대로 오염수를 통제하며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행에 앞서 7일 도쿄에서 연 회견에서는 "이 문제에 의견이 있는, 모든 관련 대화 당사자들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외교사절이 한국을 찾자마자 항의 시위로 입국 길에서부터 난항을 겪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위대는 고성을 지르며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난하거나, 귀빈용 출구 앞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도열한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탑승한 항공편은 이날 오후 10시47분경 김포공항에 도착해 공항 청사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귀빈용 출구가 아니라 공항 2층을 통해 빠져나가려했다. 하지만 그곳에도 시위대가 몰려들자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빈실로 향하기도 했다.

결국 그로시 사무총장 일행은 비행기 도착 후 2시간가량이 지난 8일 오전 0시 50분경에야 시위대와 취재진의 눈에 띄지 않는 통로로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이 공항을 빠져나간 사실이 알려지자 시위대도 해산했다.

그는 8일 오후에는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유 위원장과의 면담에선 IAEA의 종합 보고서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과도 IAEA 종합 보고서 내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과 IAEA 간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만나는 일정이 잡혀 있어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입국이 예정된 7일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인근에서 시민단체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을 반대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입국이 예정된 7일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인근에서 시민단체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을 반대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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