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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면세점 "선박출항 임박 출국수속은 사실상 영업방해"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9 13:22

수정 2023.07.09 13:37

뱃길 다시 열려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상가 활성화 "나몰라라"..입점업체들 분통
부산과 일본으로 오가는 뱃길이 다시 열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선박 출항시간에 임박해 출국 수속을 급하게 밟는 바람에 면세점 등을 들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며 입점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개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입점업체 제공
부산과 일본으로 오가는 뱃길이 다시 열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선박 출항시간에 임박해 출국 수속을 급하게 밟는 바람에 면세점 등을 들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며 입점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서 개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입점업체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에서 일본 등으로 오가는 뱃길 플랫폼인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시설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의 무관심으로 코로나19 펜데믹 사태 이후에도 '입점업체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점업체들의 경우 2년 이상 계속된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상당수 업체가 폐업한 데 이어 남아있는 업체마저 터미널 운영사인 부산항만공사(BPA)와 출입국외국인청 등 관련기관의 '영업 방해' 수준의 편의적인 행정처리에 폐업위기에 몰려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는 한때 식당, 카페, 편의점 등 18개 업체가 입점해 있었지만 지난 2017년 7월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본 여행객들이 끊기기 시작했다. 여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11개 업체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


현재 남아 있는 입점업체들의 사정도 녹녹치 않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부산면세점은 최근 '호소문'을 내고 부산항만공사와 출입국외국인청 등 관련기관들의 편의적 행정을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면세점 측은 출입국외국인청은 여행객들이 출국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대기 중 임에도 출항 시간이 거의 임박해서야 출국 수속을 시작한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출국수속이 급하게 진행돼 보안문제가 제기될 뿐 아니라 세관 출국 방역 등 절차를 마친 여행객들이 출국장 내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20분 정도에 불과해 면세점이나 카페 등 편의시설 이용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오전 7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는 일본 쓰시마 히타카츠항으로 출발하기 위한 여행객들로 붐볐다. 이 배의 출항 시간은 오전 8시 40분이나 출국 수속은 오전 7시 52분에서야 시작했고 곧이어 오전 8시 6분부터 승선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전 9시 10분 쓰시마 히타카츠항으로 출항하는 또 다른 배 역시 겨우 1시간 전인 오전 8시 10분에야 출국 수속이 시작됐으나 오전 8시 40분부터 승선이 시작됐다. 이 때문에 30분 가량 걸리는 출국 수속을 마친 여행객들이 시간에 쫓겨 출국장 면세점을 거의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출국장 내 면세점 업체가 2017년 한 차례 도산했고, 면세점 운영을 이어받은 부산면세점 역시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유일한 카페도 문을 닫은 뒤 운영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면세점 관계자는 "여행객들이 출국장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출국장 내 편의시설 운영업체들의 경우 영업할 기회를 잃고 임대료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면서 "통상 출발 3시간 전에 출국 수속이 시작되고 출발 15분 전에 탑승을 유도하는 공항에 준해 운영해 달라"고 호소했다.

출국 수속을 앞당겨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체류시간을 김해국제공항처럼 최소 90분 정도는 보장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산면세점은 지난 2017년 비엔스틸라, 윈스틸, 광명잉크제조 등 16개 중견기업이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으나 이후 '노-재팬(NO JAPAN)',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계약기간 5년 중 정상 영업기간은 2년이 되지 않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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