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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받은 LH 직원..'사기 건축왕' 건물 등 미분양 1800여채 매입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0 06:38

수정 2023.07.10 06:38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뒷돈을 받고 임대주택 매입 사업과 관련한 내부 정보를 제공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직원의 주도로 LH는 이른바 ‘인천 깡통전세 사기 건축왕’의 오피스텔 등을 포함, 총 1800여채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검 형사6부(손상욱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본부 소속이던 A씨(45)를 구속기소 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LH 내부자료 주고 35회 걸쳐 8673억 금품·향응 받아

검찰은 또 A씨와 공모한 브로커 대표 B씨(32)를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으로 구속기소하고 C씨(29) 등 공범 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B씨로부터 35회에 걸쳐 8673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매입임대주택 업무를 맡았던 A씨는 B씨에게 뇌물을 받고 LH 인천본부의 감정평가 총괄자료를 16차례 제공했다.
이 자료는 임대주택 현황과 감정평가 결과 등을 종합한 보안 1등급 정보였다. 매입임대주택은 정부가 빌라나 오피스텔 등을 사들인 뒤 무주택 서민들에게 시세보다 싼값에 임대하는 사업이다.

A씨는 매입 임대주택과 관련해 현장실사와 서류심사, 심의 등을 총괄해 주택 매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이를 감시할 만한 내부 체계는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문제가 불거지자 A씨를 파면했다.

B씨 일당은 미분양 주택을 신속하게 처분하려는 건축주들에게 A씨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29회에 걸쳐 99억4000만원 상당의 알선료를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LH 인천본부, 3300억 들여 1800여채 매입

이들의 알선으로 LH 인천본부가 3303억원을 들여 매입한 주택은 모두 1800여채며, 이 중에는 미추홀구 전세사기 일당 소유의 미분양 주택 165채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LH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대가로 건축주에게 1건당 400만원에서 800만원의 알선료를 받았다.
LH에서도 매도가액의 0.4%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받았다.

B씨는 범죄 수익을 유흥비와 고급 승용차 등 사치품 구매 등에 썼으며 부산에 있는 유흥주점 인수에도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부당하게 취득한 재산은 추징보전 청구를 통해 압류·보전 조치했다"라며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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