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테헤란로

10여년 만에 부동산 PF 부실 데자뷔[테헤란로]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0 11:00

수정 2023.07.10 18:36


10여년 만에 부동산 PF 부실 데자뷔[테헤란로]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자본시장의 위기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찾아왔다. 10여년 전 저축은행 사태도 그랬다.

2011년 2월 촉발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는 갑자기 터진 것이 아니었다. 위기가 부실대출 수치로 나타나고 있었음에도 저축은행들은 이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기며 PF대출 확대를 멈추지 않았다.

최근 시장을 불안케 하는 PF발 리스크에 대한 경고는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PF 브릿지론이 사업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채권 만기 연장에도 한계가 있다. 14년 만에 돌아온 부동산 경기 침체는 전 금융권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이번에는 10년 전과 범위부터 다르다. 캐피털사, 할부리스사, 부동산 신탁사, 저축은행, 증권사에 이르기까지 경고 대상의 범위가 확대됐다. 저축은행은 올해 1·4분기에 업계 전체적으로 순손실을 시현,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책임준공' 관련 문제로 시공사와 부동산신탁사 간의 분쟁은 확대되고 있다. 건설사 중에선 신용등급 강등을 맞은 곳도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가능성은 PF에 대한 두려움을 방증한다.

새로운 위기와도 중첩됐다. 일부 부동산PF 위기는 가상자산 관련 이슈와도 연결됐다. 현금 수억원에 불과한 기업이 수백억원 규모 코인을 발행해 PF 투자금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부동산PF 리스크가 커지면서 개인들의 코인 투자 손실 위기가 커졌고 PF 관련 하청업체는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이제 초입에 불과하다. 업계는 부동산 경기 하강 리스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설마'에 대응하지 못하면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사태는 2011년 2월 7개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로 끝나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수년간 여진을 일으키며 지방 저축은행은 물론 국내 1위 저축은행마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는 것을 다시 새겨볼 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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