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비행기 무거워서 못 뜬다"...승객에 20명 하차 요청한 항공사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1 06:37

수정 2023.07.11 06:37

사진=이지젯 페이스북
사진=이지젯 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스페인을 떠나 영국으로 가려던 여객기가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탑승해 있던 승객 20명에게 하차를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스페인 란사로테 공항을 떠나 영국 리버풀 존 레넌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영국 저비용 항공 '이지젯' U23364편(에어버스 A320-200기)의 출발이 지연됐다.

당초 이 비행기의 출발 예정시간은 오후 9시45분이었으나 악천후 등의 이유로 계속해서 출발이 지연됐다. 그러던 중 승객들에게 기장이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당시 해당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이 찍은 영상/사진=razza699 틱톡 캡처,위키트리
당시 해당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이 찍은 영상/사진=razza699 틱톡 캡처,위키트리

기장은 "승객이 너무 많이 탑승해 항공기가 상당히 무거워졌다"며 "현재 이 공항은 활주로가 짧은 데다가 바람의 방향도 좋지 않아 여러 불리한 조건이 합쳐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영팀과 논의 끝에 이 문제를 해결할 한 가지 방법은 비행기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최대 20명의 승객들에게 오늘 밤 리버풀에 가는 것을 포기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승객들에게 자발적인 하차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금 비행기에서 내리시는 분에게는 1인당 최대 500유로(약 71만원)의 인센티브를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안내방송이 끝난 이후 승객 19명이 자진해서 항공기에서 내렸으며, 결국 비행기는 예정보다 약 2시간 늦은 오후 11시30분께 이륙했다.

이지젯 측은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과 복지는 항공사의 최우선 순위"라며 "항공편이 중량을 초과하는 경우, 승객에게 자발적으로 다음 항공편을 이용하도록 요청한다.
이들에게는 규정에 따른 보상이 제공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지젯 측은 약속대로 승객들에게 비용을 지불했으나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LCC인 이지젯에서 수하물을 부치려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승객이 무거운 짐들을 기내에 가지고 탑승했고, 이 때문에 기체의 무게를 사전에 통제하기 어려워 과도하게 무거워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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