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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꺾인 가상자산 거래소 신사업으로 빙하기 버틴다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1 17:48

수정 2023.07.11 19:17

가상자산 시장의 빙하기가 길어지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주요 수입원인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자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1·4분기 실적 급감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올해 1·4분기 매출은 3049억, 영업이익은 2119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8.6%, 26.3% 감소한 수치다.

다른 거래소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빗썸코리아의 매출은 507억원으로 59.3%, 코인원은 62억원으로 49.7%가 각각 줄었다.


가상자산 빙하기에 투자심리가 약화하자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3만456.63달러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6만9000달러)에 비해 56.5%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가능성이 유일한 상승 요인이다. 올해 들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잇따라 나서면서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앞서 SEC는 지난달 30일 내용 불충분과 필요한 정보 부족 등을 이유로 해당 ETF 상장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통보한 바 있다.

비트코인 ETF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퍼지면서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3만1399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해당 ETF가 승인되면 그동안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기관들이 시장에 참여할 길이 열리게 된다. 기관이 비트코인 투자에 참여하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어 투자자는 물론 거래소들도 들썩이고 있다.

■신사업 통해 출구 마련

거래소들은 자체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두나무와 하이브가 합작해 설립한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기업 '레벨스'가 대표적이다.

두나무는 345억원을 출자한 레벨스를 통해 미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과 NFT를 결합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인원은 국내 최초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자산관리서비스인 '코인원 플러스'를 통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이더리움(ETH) 2.0' 스테이킹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스테이킹 상품군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빗썸은 신사업 대신, 시장점유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8일 개시한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 분석서비스 '인사이트'가 그 중 하나다. 인사이트는 투자 데이터를 분석해 가상자산 매매동향과 다양한 투자지표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빗썸 관계자는 "핵심은 거래소 사업이기 때문에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보자'는 분위기"라며 "인사이트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루인베스트먼트·델리오 출금 중단 사태,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대량 보유 의혹 등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를 위협하는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만큼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선 신뢰도 회복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시장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진 않다"며 "현 시점에서는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시장이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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