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반도체 장비 만물상…전세계 5만대 이상 공급"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2 18:06

수정 2023.07.13 12:06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7만㎡ 규모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2349억 매출·5개국에 해외 지사도
"2030년까지 4배 규모로 더 확장"
"반도체 장비 만물상…전세계 5만대 이상 공급" [인터뷰]
"전 세계 모든 반도체 중고 장비를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사진)는 12일 "경기 용인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에 반도체 8대 공정을 포함해 1500대 이상 중고 장비를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플러스글로벌이 지난해 12월 연면적 7만㎡ 규모로 준공한 용인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는 국내외 반도체 장비기업들을 위한 공유오피스로 운영 중이다. 실제로 3907㎡ 규모 클린룸과 4204㎡ 데모룸 등 장비 검증과 교육을 위한 공간과 설비를 갖췄다.

이런 이유로 세계 2위 반도체 장비기업인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해 미국 KLA, 온토이노베이션 등 해외 유수 장비기업들이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안에 한국 법인을 설립한 뒤 클린룸과 데모룸 등을 공유 중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이 지난 23년 동안 업계에 공급한 중고 반도체 장비는 5만대 이상이다.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코오롱상사, 한라자원 등 일반기업, 공기업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인터넷 열풍이 한창 불던 1990년대 말 온라인 비즈니스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이후 여기저기 강의와 함께 기고 요청이 들어오면서 강사로 활발히 활동했다. 김 대표는 "서적을 출간한 뒤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이는 곧바로 중장비, 공작기계 등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e마켓플레이스 회사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살던 아파트를 팔아 원룸으로 옮기는 한편, 외부로부터 투자도 받아 자본금 23억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은 얼마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다. 창업한 지 2년여 만에 자본금은 4000만원만 남았으며, 한때 40명에 달했던 직원도 6명까지 줄었다.

그는 "이것저것 다양하게 거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반도체 등 연간 15% 고성장을 이어가는 전자산업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판단은 옳았다. 중고 반도체 장비 거래에 집중하기로 한 이후 회사는 매년 실적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2007년에는 매출액이 3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반도체 불황이 오면서 또다시 위기를 겪어야 했다. 2007년 4·4분기 100억원에 달했던 분기 매출은 2009년 1·4분기 5억원까지 줄었다. 2008년부터 2년 동안 손실을 보면서 자금난이 이어졌다. 부채 비율은 400%까지 치솟았다. 김 대표는 "당시 아주 작은 사업 기회라도 잡기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며 "그렇게 2년을 버텨내니 2010년 다시 반도체 호황이 오면서 경영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이후 꾸준한 실적 성장을 통해 2017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49억원, 319억원에 달했다.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그동안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해외 지사를 구축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 중고 장비 거래시장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 세계 반도체 장비시장이 지난해 기준 130조원 규모인데 반해 반도체 중고 장비시장은 7조원 수준"이라며 "아직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현재 4배인 26만㎡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함께웃는재단' 이사장직을 병행한다. 함께웃는재단에서 매년 주최하는 '오티즘엑스포'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발달장애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평가한다면 서플러스글로벌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발달장애인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ESG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