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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조작 불가능 결론...위조·무더기 당첨 '음모론' 반박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3 11:00

수정 2023.07.13 11:05

TTA 및 서울대 통계 연구소 외부 용역 진행
시스템 안전성 검증...내·외부 조작 불가능 결론
다수 당첨 및 추첨 모두 "확률적으로 가능"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복권 판매점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3.03.12. livertrent@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복권 판매점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2023.03.12. livertrent@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복권을 추첨하는 과정부터 뽑히는 번호까지 인위적 개입을 통한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외부 전문가 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로또 조작설'은 지난 3월 2등 당첨이 664건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103건이 1곳에서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회자됐다. 이른바 '당첨 번호'가 사전에 공유됐다는 의심부터 '무더기 당첨'과는 무관한 복권 시스템 변조 등에 대한 신뢰성 지적까지 이어졌다. 음모론 불식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로또 시스템과 '무더기 당첨'에 대한 외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전체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13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및 서울대 통계연구소에 각각 관련 검증을 의뢰해 "로또 복권 조작은 불가능하며 당첨자가 많은 사례도 발생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원하는 번호 선정 못해...위조해도 암호화 원본 못뚫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현재 운영 중인 복권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한 검증을 맡았다. 내부 관계자가 당첨 데이터를 위조, 혹은 변조할 수 있는지부터 실물 복권의 위·변조 및 추첨볼 조작 등 시스템 관련 내용을 점검했다.

검증 결과 현 복권시스템 및 추첨과정에는 내·외부의 위·변조 행위 방지를 위한 장치로 인해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많은 의심을 받았던 추첨기와 추첨볼 조작을 통한 번호 선정은 추첨기 바람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번호를 선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추첨볼 역시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창고에 보관하며, 개방 시 방송국 관계자와 수탁사업자가 봉인번호 및 훼손 여부를 상호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 역시 개인이 조작을 가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복권위는 서버·네트워크·DB 접근 제어 등을 통해 이력 및 작업 사항을 모두 기록하고 있으며 인가된 사용자 외에는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설사 접근에 성공해 낙첨 티켓을 당첨 티켓으로 변경한다 하더라도 블록체인 형태의 인증 기술인 CBC-MAC 확인 단계에서 원본과 불일치가 확인된다. 총 5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발행·당첨 데이터를 모두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실물티켓 위·변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원본 번호를 CBC-MAC를 통해 암호화해 저장하므로 외부에서 원본 바코드와 일치하는 바코드를 위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무더기 당첨'...확률적으로 충분히 가능
서울대 통계연구소는 로또복권 추첨시 공이 무작위로 동등하게 당첨되는지 및 다수 당첨 발생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결과 "추첨의 동등성을 기각할 수 없다"며 "다수 당첨 역시 확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1019회차는 1등 50게임, 지난 3월 1057회차에서는 2등 664게임이 각각 당첨됐고, 이 가운데 개인이 하나의 번호로 다수의 당첨을 확보하며 의심이 제기됐다.

서울대 통계 연구소는 2002년부터 올해까지 총 1061개의 당첨번호를 활용해 추첨의 동등성을 검증했다. 몬테카를로 방법론(Monte Carlo method) 등을 통해 통계적 검정을 실시한 결과 추첨의 동등성이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몬테카를로 방법론은 무작위로 추출한 표본으로 확률 분포를 근사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검정통계량의 확률분포를 귀무가설(추첨이 공정하다는 가설)하에 근사해 유의확률을 계산하고 있다.

통계적 검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의수준(0.05)에 대한 통계적 검정 결과 대부분의 기간에 대해 유의확률이 유의수준보다 큰 값을 기록했다.
즉 11년 간의 당첨번호를 분석했을 때 추첨이 동등하게 이뤄졌다는 가설이 성립한다는 의미다.

1명이 다수의 당첨을 확보하는 사례 역시 전체 구매량 증가에 따라 총 구매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수동 구매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영국에서 1등 4082명이 나오거나 지난해 필리핀에서 433명의 1등 당첨이 쏟아진 것과 같이 다수당첨 출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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