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DB하이텍 '주력 8인치 증설·12인치 진출' 투트랙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6 18:21

수정 2023.07.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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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에도 1분기 이익 829억
DB하이텍 '주력 8인치 증설·12인치 진출' 투트랙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국내 대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DB하이텍이 주력 공정인 8인치(웨이퍼 지름) 증설과 고부가가치 제품 '투 트랙' 전략으로 '반도체 한파'에 대응하고 있다.

16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1800억원, 영업이익 43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전년 대비 각각 24%, 45%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요 침체에 따른 팹(공장) 가동률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생산 비중이 높은 팹2의 가동률이 60%초반까지 하락한 점을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팹 가동률이 3년 만에 80%대(89.64%)를 기록한 이후 가동률이 줄곧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DB하이텍은 예정대로 이달 8인치 파운드리 증설을 마무리할 방침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2·4분기에는 DDI 업체와 전력관리반도체(PMIC)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내년에는 공급망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 수요 부진으로 파운드리 주문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하반기부터는 자동차와 산업용 제품 중심으로 점진적인 업황 반등이 일어날 것이란 점에서다. 이달 증설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의 8인치 웨이퍼 기준 생산력은 월 14만장에서 15만1000장으로 증가해,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2001년 4월 첫 양산을 시작한 DB하이텍은 2000년대 후반부터는 12인치를 주력으로 삼은 반도체 공룡들과 다르게 8인치 '외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직후 재택근무 급증으로 IT·가전제품 판매가 늘었고, 전기차에 들어갈 반도체 수요의 폭발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8인치 파운드리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올 1·4분기 반도체 한파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업체들이 조단위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DB하이텍은 829억원의 영업이익과 27.8% 영업이익률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선전에도 DB하이텍 안팎에서는 8인치 집중 전략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DB하이텍 측은 8인치 증설과 더불어 12인치 진출과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도 잰걸음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인치 사업 안착은)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분간은 8인치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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