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침수사고 13명 목숨 잃어
"작년에 취업해 좋아했는데" 새내기 직장인 참변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희생자들의 시신이 발견된 16일, 청주 하나병원 장례식장에는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됐다. 그중 사회초년생 A씨(24·여)는 친구들과 1박 2일의 여수 여행을 위해 오송역으로 가는 시내버스에 올랐다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는 경기도에서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과 환자들을 돌보던 중 오랜만에 시간을 내 여행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오송역에 먼저 도착해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해 “버스에 물이 찬다.
A씨의 외삼촌 이모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남긴 뒤 연락이 끊겼다더라"라며 "작년에 취업했다고 좋아했는데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 기관이 제대로 폭우 대비를 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겠느냐"라며 안일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결혼 2개월' 교사, 병원 이송됐지만 끝내 숨져
결혼한 지 2개월 된 청주의 초등학교 교사 B씨(30·남)도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
B씨는 임용고시를 보러 가는 처남을 KTX 오송역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15일 아침 오송지하차도를 지나던 중 급류에 휩쓸려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B씨와 처남은 차량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간 뒤 밖으로 헤엄쳐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그러나 처남은 헤엄쳐 나왔지만 B씨는 나오지 못했다. 실종 한 시간 뒤에 구조된 B씨는 병원 응급실에서 끝내 숨졌다.
"강 범람할때까지 인부 서너명이 모래포대 쌓다니.." 분통 터진 유족
B씨의 유족은 "물이 그렇게 쏟아져 들어올 때까지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고, 강이 범람할 것 같은데 중장비도 동원하지 않은 채 서너명 인부가 모래포대를 쌓고 있었다니…"라면서 "이번 사고는 분명한 후진국형 인재"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례를 마친 뒤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도 지하차도 내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