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레트로' 열풍에...편의점 '할매니얼' 상품 날개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05:00

수정 2023.07.18 05:00

GS25의 자체 약과 브랜드 '행운약과'의 누적 판매량이 120만개를 돌파했다. GS25 제공
GS25의 자체 약과 브랜드 '행운약과'의 누적 판매량이 120만개를 돌파했다. GS25 제공

이마트24의 꿀약과와 마들렌.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의 꿀약과와 마들렌. 이마트24 제공

[파이낸셜뉴스] 복고 열풍을 타고 편의점업계의 이른바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소비 경향을 가장 발 빠르게 반영하는 편의점업계는 약과 자체 브랜드(PB)까지 출시하며 젊은 고객들의 입맛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할매+밀레니얼...식지 않는 약과 인기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70~1980년대의 옛 감성을 낯설고 새롭게 받아들이는 MZ 세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한 편의점업계의 '할매니얼' 콘셉트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통 간식인 약과다.
약과의 인기는 지난해 '장인한과'에서 판매하는 약과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시작됐다. '이 집 약과는 생각보다 기름지다'는 맛 후기나 '약과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으면 맛있다' 등 SNS에서 약과 관련 언급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달고 게시된 '약과' 게시물은 10만2000개가 넘는다.

가장 많이 팔아치운 건 CU다. CU가 압구정로데오의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손잡고 지난 3월 선보인 약과 쿠키 2종은 전체 디저트 매출을 견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출시 약 3개월 만에 220만개 넘게 팔리면서 이달 1~16일 약 보름간 CU 전체 상온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0% 넘게 늘었다.

전통 약과에 변주를 더한 제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GS25가 자체 약과 브랜드(PB)를 만들어 출시한 '행운 약과' 시리즈는 전통적인 약과에 형태와 식감 등을 다양화한 이색 약과 상품이다. 행운약과 시리즈는 젊은 세대의 입맛 공략을 위해 연구조직인 '약과연구소'도 신설했다. 20대 직원들의 입맛을 반영한 행운약과 6종은 6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20만개 넘게 팔렸다.

편의점 업계, 앞다퉈 신상품 출시나서

'정통'으로 승부를 보는 곳은 이마트24다. 이마트24가 이달 초 출시한 '꿀약과'는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집과 협업해 만든 전통 궁중 디저트다. 전통 방식 그대로 제조한 수제 약과에 꿀을 발라 쫀득한 식감과 적당한 단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24가 앞서 출시한 '아임e 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의 이달 1~11일 매출은 전년 대비 239%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약과 돌풍'에 편승해 약과버터바와 약과버터스틱, 쫀득꿀약과를 출시했다. 새롭게 출시한 약과 3종을 비롯해 세븐일레븐이 판매 중인 약과 상품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중 약과맛팝콘, 올드훼션약과도넛 등 약과를 활용한 디저트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정 상품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편의점업계의 특징 중 하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젊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가장 빠르게 기획 상품을 출시하는 업계 중 하나"라며 "포켓몬빵, 약과 등 디저트류가 SNS를 통해 활발하게 공유되며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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