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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욱신욱신' 관절염 통증 개선하려면? [weekend 헬스]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7 06:00

수정 2023.07.27 06:0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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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장마철에는 관절염 환자들은 걱정이 많다. 관절의 통증은 기온이 낮을수록, 습도가 높을수록 기압이 낮을수록 악화되기 때문이다.

비오면 '욱신욱신' 관절염이란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을 예상한다.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커져 통증과 붓기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여러 관절염 가운데서도 류마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관절염 환자는 장마철에 질환 악화를 경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관절염이란 관절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아프거나 붓는 질환이다.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이 대표적이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하다보니 연골이 점차 닳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말 그대로 퇴행성 질환으로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질환이다. 아직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퇴행성관절염이 주로 체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무릎이나 엉덩이 관절에 생기는 것에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에는 손에 잘 생기다가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부터는 큰 관절에 나타난다.

주로 고령의 관절염 환자, 여성에게 관절 통증이 잘 나타난다. 특히 중장년 여성은 50대 이후 폐경기를 겪으며 퇴행성관절염이나,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한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을 수 있는데, 이들의 경우 비가 오는 날 관절이 더 아플 수 있다.

관절염의 초기에는 뻣뻣하고 시큰시큰한 통증이 발생하고, 여름 장마철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 병이 진행되면서 날씨와 상관없이 움직이지 않을 때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관절 운동범위가 감소하고 부종이나 압통이 나타나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겪어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허진욱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관절통의 경우 일반적으로 관절주위의 통증이거나 근육통인 경우가 많다"며 "실제 관절염은 관절이 많이 붓거나 열감이 동반되기도 하고 또 눌러서 아프거나 관절의 운동이 제한되는 증상이 나타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류마티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마철에 심해지는 통증..이유는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날씨에 따라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는 건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바는 없지만, 습도가 높거나 저기압일 때 관절 통증이 크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장마전선이 가져온 저기압으로 인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평소 인체 내부 관절과 평행을 유지하던 압력에 불균형이 생겨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그런데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습기가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걸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비가 오면 삭신이 쑤신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느는 건 이처럼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관절의 통증과 부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장마철에는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경우가 많아 야외활동이 줄어든다. 평소보다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것도 통증이 강해지는 원인이 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 주변 근력이 감소해 관절이 더 굳고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관절염 있다면 에어컨 조심하세요

장마철이 되면 높은 습도를 낮추기 위해 습관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손이 간다. 하지만 냉방기를 장시간 켜둘 경우 관절염 환자는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김원 교수는 "차가운 바람은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한다"며 "자연스레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통증을 완화시키는 물질과 영양분 분비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절 건강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이기 때문에 실내 습도가 높다고 냉방기를 지나치게 오래 틀면 관절염 환자에게 안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냉방기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 소매의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찬바람 노출을 줄이고, 실내외 온도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통증 개선하려면

장마철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게 좋다. 쪼그려 앉거나 뛰는 등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절의 온도를 높이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주고, 관절이 시릴 때마다 온찜질을 통해 관절 주위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한랭요법은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때 시행한다. 온열요법은 증상이 만성일 때 실시한다. 온찜질은 관절 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부종이나 열감 없이 관절에 틍증이 있다면 뜨거운 물주머니로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찜질은 피부보다 더 깊은 조직의 온도를 변화시켜 관절의 뻣뻣한 증상을 완화시키고, 관절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약을 먹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참지 말고 진통소염제를 먹는 게 좋다.

관절염 증상이 있으면 일단은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어느 정도 경감되지만, 심하게 움직이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동이관절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오해해 모든 운동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신체활동을 줄이는데 이로 인해 관절기능이나 근육이 계속 약화된다.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장마철에 아프다고 해서 방 안에만 있기 보다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장시간 누워있으면 다리로 가는 혈액 순환이 줄어든다. 신체 각 조직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도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근육이 빠지고 관절 유연성이 떨어진다.

허 교수는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퇴행성 관절염에서는 약물 치료 뿐만 아니라 운동을 꼭 병행해야 하고 각자의 근력이나 몸상태에 따라서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며 "관절염에 좋은 운동은 수영, 스트레칭, 느린 속도로 자전거 타기, 스쿼트, 요가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실내운동이므로 장마철에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 이 운동을 하고 있던 환자들이라면 계속하되 만약 장마로 인해 통증과 뻑뻑함이 심해졌다면 운동시간을 줄이고 운동 전 후에 스트레칭을 더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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