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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녹화된 '소아중환자실'..영상 본 21개월딸 母 “눈물 왈칵 쏟았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16:09

수정 2023.07.18 16:09

중환자실 입원 당시 실수로 켜진 베이비캠에 간호사가 아이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이 포착됐다. 사진=인스타그램 jigoo_____ 캡처
중환자실 입원 당시 실수로 켜진 베이비캠에 간호사가 아이에게 건네는 다정한 말이 포착됐다. 사진=인스타그램 jigoo_____ 캡처

[파이낸셜뉴스]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이를 정성껏 보살핀 의료진의 모습이 공개돼 감동을 전하고 있다.

생후 21개월 된 딸을 키우는 엄마 A씨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딸을 보살펴준 의료진 영상을 공개했다.

간이식 위해 병실에서 혼자 버티던 어린 딸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간이식 수술을 받은 그의 딸은 소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당시엔 코로나19로 인해 면회가 불가능했고 입원 한 달이 되어야만 짧은 면회가 가능했다.
그는 “혼자 버티고 있을 딸 생각에 하루가 일년 같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A씨는 담당 간호사들에게 영상 통화를 위한 공기계를 전달했고, 딸의 안부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아기가 소아중환자실이 아닌 일반병동에 있을 때 사용하던 베이비캠 앱 알림이 울렸다고 한다. 의료진에 전달한 휴대폰에 깔린 베이비캠 앱이 실수로 켜져 카메라가 활성화된 것이다.

A씨는 “아이가 텔레파시를 보낸 건지 평소라면 지나쳤을 알림을 보고 홀린 듯 앱을 켰는데, 화면 속에 아이가 보였다”며 “얼떨떨한 와중에 아이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일단 녹화했다”고 설명했다.

"사랑해, 예쁘다, 미안해" 끊임없이 말 거는 간호사 목소리에 감동

무심결에 화면을 보던 A씨는 들려오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간호사는 따뜻한 목소리로 “이거 기억나?”, “엄마랑 아빠가 ○○ 빨리 나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대”, “너무 귀엽다 진짜”등 끊임없이 아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한 간호사가 다른 간호사에게 “아까 테이핑하는데 ○○가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앞선 치료 과정에서 아이가 힘들어했던 것을 언급하고 아이에게 “미안해”라고 말하는 내용도 들렸다.


A씨는 “두 눈을 끔뻑거리는 아이 곁에서 ‘예쁘다’ ‘사랑한다’ 수십 번 말씀해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며 “그 날 밤 몇 분짜리 녹화된 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참 많이도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 간호사가 누구인지 몰라 (영상 공개를) 허락받지 못했다.
영상을 공유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선생님들께 소중한 자녀들을 믿고 맡기셔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다 올리기로 했다”고 적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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