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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국내로 '역주행'한 K-뷰티... 일등공신은 '올리브영'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09:31

수정 2023.07.18 10:44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뷰티 브랜드 '조선미녀'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리브영 제공.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뷰티 브랜드 '조선미녀'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리브영 제공.
[파이낸셜뉴스] 맑은쌀 선크림, 스킨1004, 달팽이 에센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K-뷰티 인기를 이끌고 있는 제품과 브랜드다.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가 만든 이 제품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어 다시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외국인 여행객들의 필수 쇼핑 코스가 된 올리브영은 역주행 뷰티 제품들의 판매 채널 역할을 하며 이들의 매출 신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맑은쌀 선크림'을 제조, 판매하는 조선미녀(뷰티 오브 조선)의 매출은 지난 2020년 1억원에서 올해는 2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단 3년만에 매출이 2000배 성장한 것이다. 국내 고객에게는 생소한 조선미녀는 외국인들에게 브랜드 영문명 '뷰티 오브 조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9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조선미녀를 K뷰티 전문 스타트업 '구다이글로벌'이 인수했다. 해외 틱톡커와 유튜버 등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미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조선미녀는 지난해 7월부터 K뷰티 대표 역직구 플랫폼인 '올리브영 글로벌몰'에 입점했다. 입점 한달 만에 글로벌몰 인기 상품 2위(매출액 순)에 '맑은쌀 선크림'이 이름을 올렸고,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들의 K뷰티 쇼핑 명소인 올리브영 명동 매장에서도 '조선미녀'를 찾는 외국인들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물 중심의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도 동남아 시장에서의 인기를 필두로 올리브영 입점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K뷰티 스타트업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이 전개하는 스킨1004는 외국인 모델을 기용하고, 해외 인플루언서 등을 적극 활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대표 제품인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라인'은 병풀 원료와 강력한 진정 성분을 내세워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했다. 지난 2016년 매출 14억이었던 스킨1004는 2022년 연매출 330억원을 기록하며 20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2월 올리브영 글로벌몰에 입점한 '스킨1004는 매월 평균 144%씩 매출이 늘며 인기를 입증, 3개월 만에 올리브영 온라인몰에도 입점했다. 올해 초 매장 10여 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스킨1004 제품들은 지난 6월 말 기준 300여개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했다. 브랜드 매출 또한 국내 입점 초기(2022년 6월) 대비 40%가량 신장했다.

유명 K뷰티 브랜드의 비주류 상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국내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는 경우도 있다. 한국 고객들에게 각질 케어용 패드와 프로폴리스 라인으로 인기를 얻은 브랜드 '코스알엑스'는 글로벌 소비자들에게는 '스네일 라인'으로 더 유명하다.
대표 제품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는 달팽이 점액 여과물이라는 독특한 원료와 쫀쫀하게 늘어나는 제형이 외국인들의 취향을 저격해 지난해 올리브영 글로벌몰 인기 상품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코스알엑스의 올리브영 국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7배 가량 증가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유망한 K뷰티 상품을 발굴해 해외에 수출하고, 역으로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경쟁력 있는 국내 중소 브랜드를 국내 고객에게 선보이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면서 "유망한 브랜드들이 올리브영을 통해 다시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우수한 K뷰티 상품들을 발굴해 국내외 고객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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