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챗GPT가 약관 설명,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보험금 청구"...보험사에 불어온 차세대 기술 바람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05:59

수정 2023.07.25 05:59

보험업계 최초 챗GPT 서비스 도입한 교보생명 한화손보 모바일 운전면허증 본인확인서비스 실시 보험사 新기술 도입 가속화 소비자 권익 증진·합리적 보험료 책정에 도움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가능성
[서울=뉴시스]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 후 다양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어느새 실생활에 파고들어 존재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챗GPT가 세상에 등장한 후 다양한 초거대 언어 모델(LLM)이 어느새 실생활에 파고들어 존재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교보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한 '교보GPT 서비스'를 도입했다. 교보생명은 교보GPT를 우선 사내에서 선보여 임직원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개선점을 도출해 보험약관GPT·은퇴설계GPT 등 고객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챗GPT가 보험약관을 고객에게 직접 상품별·가입기간별로 요약해 쉽게 설명해주거나 맞춤형 은퇴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화손해보험은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한 본인확인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화손해보험 고객센터 방문 고객들은 지난 17일부터 모바일 신분증 앱을 통해 QR코드를 촬영한 뒤 인증을 하면 보험금 청구·보험계약대출·해약 등 보험 관련 모든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보험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 관련 업무를 볼 때 실물 신분증을 챙겨올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비대면 거래 시 실물 신분증을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신분증을 복사한 서류를 첨부할 필요가 없어져 보안 우려가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업계 전반에 '차세대 기술 바람'이 불고 있다. 보험산업 전반의 부가가치와 소비자 편익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내놓은 '교보GPT'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GPT(MS Azure GPT)를 활용해 교보생명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챗GPT다. 이는 사용자를 지정할 수 있고 향상된 보안 환경으로 기업 내 민감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서 발전한 보험약관GPT'는 향후 AI 챗봇은 물론 음성봇을 활용한 인공지능컨택센터(AICC)까지 사용이 확대되며 '은퇴설계GPT'는 교보생명 통합앱에서 제공 중인 금융마이데이터 은퇴설계 서비스에 적용된다.

한화손해보험이 내놓은 모바일 운전면허증 본인확인서비스도 모바일과 연계한 디지털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업계 움직임 중 하나다. 한화손보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방문 고객이 실물 신분증을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고, 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DID·Decentralized ID·분산신원인증)을 적용해 보안도 강화했다.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 활용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 활용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AI기술·디지털서비스가 보험 소비자 권리를 높일 뿐 아니라 AI를 활용해 보험료를 책정하는 등 보험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궁금해하는 점을 (챗GPT가) 즉각적으로 대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 바람이)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며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AI를 활용해 고객의 운전 습관을 파악하거나 사고 유발 확률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실손보험의 경우에도 (AI로) 고객의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을 파악해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신기술이 보험업계 고용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3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공개한 이슈 브리프 261호 '산업별 인공지능 기술 충격 시나리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및 보험'이 인공지능 기술 도입 뒤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장 높아지는 반면 고용은 가장 많이 감소하는 분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중장기적으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인력 구조가 변화하는 것으로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동 효율성에 따라 인력이 감소되는 추세이나 새로운 기술과 능력을 갖춘 인력이 충원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력이 급격하게 감소한다기보다 '인력 구조 변화'로 보는 것이 맞다"며 "업계도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AI 기술에 의해 고용이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기 때문에 해고된 노동자들이 원활하게 이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직무전환 교육 등을 지원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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