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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크림대교 폭발 하루만에 보복 공습...다리 통행 재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11:39

수정 2023.07.18 11:39

우크라 동남부 일대에 18일 새벽 기해 드론 및 미사일 공습
부서지지 않은 부분 통해 크림대교 통행 재개
청색 모자를 착용한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가 17일(현지시간)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 붕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UPI연합뉴스
청색 모자를 착용한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가 17일(현지시간)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 붕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UPI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 폭발 이후 약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동남부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 측은 아직 쓸 수 있다며 크림대교의 차량 통행을 재개했다.

미국 CNN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2시 무렵에 우크라 남부 오데사 항구에 공습경보가 발령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 공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남부의 오데사와 미콜라이우·헤르손·자포리자,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동부 도네츠크 등의 지역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중부 폴타바와 체르카시·키로보흐라드·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과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 역시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도 우크라 남부 미콜라이우·오데사 등의 지역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공습에 따른 정확한 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에 우크라 크림반도를 불법합병하여 크림 자치공화국을 세운 뒤 반도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를 연결하는 크림대교를 건설했다. 다리의 길이는 약 19km로 건설에 37억달러(약 4조6860억원)가 투입됐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17일 발표에서 같은날 새벽에 크림대교에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NAC는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 수중 무인 드론에 공격당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폭발로 인해 민간인 부부가 숨지고 자녀 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같은날 발표에서 "크림대교에서 또 다시 잔혹한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 한 아이가 부상하고 부모를 잃은 채 남겨졌다. 이것은 우크라에 의한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현재 당국은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크림대교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우크라 남부 전선의 러시아군에게 보급품을 보내는 핵심 통로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10월 8일에 대규모 폭발로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우크라 정부는 사건 당시 침묵했으나 수개월 뒤 파괴 공작을 벌였다고 간접 시인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9일에도 우크라군이 크림대교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크림대교는 철도 교량과 차량 교량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차량용 교량의 경우 왕복 4차선이다. 17일 폭발로 인해 2개 차선이 마비됐다.

러시아의 마라트 후스눌린 부총리는 18일 새벽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로 신속한 크림대교 통행 재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진단 결과 “통행 재개가 가능한 상황으로 판명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2개 차선을 이용해 차량 통행이 재개되었다고 밝혔다.
후스놀린은 17일 푸틴에게 사건을 보고하면서 교각에 손상이 없었다며 철도 교량의 철로 한쪽이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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