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손님만 타면 불안" 회사 그만둔 기사
택시기사 A씨(64)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야간 영업을 많이 했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여자 손님만 타면 계속 불안했고 최근에는 회사도 그만뒀다"라며 "항상 불안하고, 혹시 (일이) 잘못될까 봐 지금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문제의 사건은 지난 5월 24일 오전 1시30분에서 2시 사이에 발생했다. 한 여자 손님 B씨를 태우고 10분 거리의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도중 B씨가 A씨에게 두 차례 "블랙박스를 꺼달라"라고 요구했다.
A씨는 “그때부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기사들이 (블랙박스를) 임의로 끌 수 없다. 목적지가 가까우니 그냥 가자'라고 얘기하고 목적지까지 갔다”라고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B씨의 이상한 행동이 시작됐다. A씨는 "(B씨가) 택시비를 계산하더니 안 내리고 저를 쳐다보면서 느닷없이 '내 다리를 만져달라'라고 했다"라며 "너무 황당해서 '얼른 가시라'라고 했는데 자기 허벅지 쪽으로 계속 저의 손을 잡아당기면서 끝까지 '만져달라'라고 그러더라"라고 했다.
B씨는 이 과정에서 A씨에게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나 꽃뱀 아니다" 등의 말을 하며 무리한 요구를 이어갔다.
실랑이 끝에 B씨가 내린 뒤 A씨는 합의금을 노린 계획범죄에 자신이 연루됐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어 블랙박스 영상을 가지고 경찰 지구대를 찾아갔다. A씨는 "지구대에서 영상을 틀어보시더니 '크게 잘못된 게 없으니까 괜찮다'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A씨는 당시에는 고소할 생각을 안 했다. 그러나 다음날 동료 기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소장 접수를 결심했다. A씨는 지난 17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곧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관련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해당 여성에 대한 추적에 나설 계획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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