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수술 어려운 복합질환 고령환자 't-Branch 스텐트'로 치료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0 10:44

수정 2023.07.20 10:44

서울성모병원 박순철 교수팀, 맞춤형 복강 내 정밀시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 교수가 70대 대동맥류 환자를 치료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 교수가 70대 대동맥류 환자를 치료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혈관·이식외과), 천호종(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대동맥 희귀질환 고령 환자를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동맥류는 대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압력이 높아지면서 파열하는 위험한 혈관 질환이다. 복부 대동맥류의 가장 큰 원인은 혈관 노화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증상 없이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되면 사망에 이른다.


서울성모병원이 치료에 성공한 70대 남성 환자는 이미 복부 대동맥류로 수 년 전 개복 수술을 한 차례 받았다. 이전 시술했던 위치와 달리 복강동맥, 상장간막동맥, 콩팥동맥과 같은 내장혈관이 분지하는 복부 대동맥에서 다시 대동맥류가 발생했다. 또 심장과 가까운 흉부 대동맥에도 또 다른 대동맥류가 동반돼 있었다.

이 경우 혈관 내 치료인 대동맥 중재시술로는 치료가 어려워 고식적인 개복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배와 가슴을 모두 열어야 수술이 가능하다. 대동맥류가 발생한 부위를 전부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고, 내장으로 가는 혈관도 각각 인조혈관으로 문합해야 하는 장시간의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는 고령으로 심장질환과 신장질환도 동반 돼 있어, 장시간의 수술 시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병원은 개복과 개흉 수술 대신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희소-긴급 도입 필요 희소의료기기인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치료를 검토했다. 복부 대동맥류 개복 수술을 받았던 환자라 새로운 스텐트 시술의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철저한 시술 전 계획과 환자맞춤형 치료를 적용한 '대동맥 혈관 내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이 결정됐다.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삽입 시술'은 중요한 복강 내 분지 혈관 (복강동맥, 상장간막동맥, 양측 콩팥동맥 등 총 4개의 혈관)마다 정밀하게 시술돼야 하므로 다른 시술보다 훨씬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병원은 그 동안의 많은 경험과 수 개월 동안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3시간 만에 시술을 성공했다. 환자는 시술 후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날 시술에는 대동맥질환 명의인 독일 함부르크대병원의 틸로 쾰벨(Tilo Kölbel) 교수가 참관해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을 계획대로 차분하게 진행해 성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순철 대동맥말초동맥센터장 교수는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를 이용한 시술은 국내에서는 10례 정도로 아직 도입단계"라며 "이번 시술의 성공으로 앞으로도 혈관·이식외과에서 수술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환자맞춤형 시술법을 적극 적용해 건강을 되찾게 하고, 나아가 국내 혈관질환의 치료를 선도하는 대동맥말초동맥센터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첨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혈관이식외과) 교수팀이 최근 희소의료기기인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시술로 건강을 되찾은 70대 환자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환자는 최근 대동맥류를 진단 받았으나, 수년 전 이미 복부 대동맥류 개복 수술을 받았고 고령의 나이와 심장과 신장 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또 한 번의 수술이 어려워 시술 치료를 선택했다.

※ 그림 :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Zenith, COOK Medical)’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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