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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부른 뜻밖의 결과"..회복하던 경기에 '찬물'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3 14:40

수정 2023.07.23 14:40

소비자물가 2%대 상승...연간 3.3% 추정
체감물가 여전히 높아...수해로 먹거리 가격 불안
'사실상 1만원' 최저임금에 시장 대응 기미도
잠잠했던 에너지 가격..."곧 오른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19.84(2015년 100 기준)로 전월대비 0.2% 하락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전력, 가스 등이 올랐으나, 석유제품,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내린 영향이다. 2023.07.21. hw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19.84(2015년 100 기준)로 전월대비 0.2% 하락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전력, 가스 등이 올랐으나, 석유제품,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내린 영향이다.
2023.07.21. hw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던 정부 예측이 빗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때 이른 호우가 지난해에 이어 커다란 피해를 남긴 가운데 안정세를 찾던 국제 곡물 가격도 다시 혼조세에 들어섰다. '상저하고(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흐름 개선)' 전망에 근거, 우리 경제에서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 예견됐던 여러 감면 혜택도 다시금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가 안정 주도한 에너지 가격...청구서는 4·4분기에
23일 금융투자업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 2·4분기 2조2543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전망치다. 전년 동기에 6조51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적자폭을 3분의 1까지 줄인 셈이다. 3·4분기에는 흑자 전환까지 내다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연속 5차례 올린 전기 요금 인상 흐름도 지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요금 인상에 따라 역마진 구조를 벗어나며 흑자를 눈앞에 뒀지만 한전의 누적적자는 2021년 이후 45조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3·4분기 요금이 동결된 만큼 4·4분기에 더 큰 폭의 인상안이 나올 전망도 나온다. 한전은 적자해소와 운영 정상화를 위해 올 한해동안 kwh 당 총 52원의 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한전은 올 한해동안 1·4분기 13.1원, 2·4분기 8원을 올린 후 3·4분기 동결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단순 계산으로 인상안에서 30.9원이 남아있는 상태로, 잔여분의 중간값 정도를 인상한다해도 지난해 2·4분기부터 시작한 인상폭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누적 적자 규모가 커서 완화부담을 위한 동결은 유지하기 어렵다"며 "요금 정상화 과정에서 다른 물가 상방압력 요인을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우전쟁 여파에 밀가루 가격도 '원위치'
에너지 가격 안정에도 체감 물가를 높게 유지하던 외식과 식자재 분야 물가가 정부가 우려하던 '외부 충격'에 직격탄 맞았다. 러·우 전쟁이 다시 격화되며 흑해곡물협정 중단으로 세계 주요 곡물 수입원이 막혔다. 밀 가격은 중단을 선언한 지 3일만에 13% 급등했다. 이후 해상 곡물 수송선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더해지며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밀과 옥수수의 선물 가격도 각각 9%, 2% 오름세를 보였다.

아직 러시아 침공 직전에 보인 고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급격한 물가 변동이 일어나며 서민 경제에도 시차를 두고 진통이 전해질 전망이다. 국제 밀 가격이 고점에서 많이 내려왔던 최근, 정부 주도로 밀가루 포함 상품의 가격 역시 급변을 겪어서다.

"국제 밀가격이 아직 제분업계까지 파급되지 않았다"던 업계의 우려에도 우선적으로 상품 가격의 변동이 일어난 만큼, 반등하는 밀가격으로 인한 상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

월급 줄 돈 없다...최저임금 사실상 1만원
2.5% 오른 내년 최저임금 9860원도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1544원으로 노동계가 주장한 '최저시급 1만원' 선을 사실상 돌파한 셈이다.

대외적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견되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며 시장도 대응 태세를 갖추는 모양새다.
올해 9월 대출상환 유예조치가 만료되는 소상공인들은 일찌감치 인건비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인상이 일자리 수 감소를 불러오는 것 역시 불가피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러·우 전쟁이나 국제 에너지 가격 등 대외 요인에 비해 물가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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