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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20K‧1볼넷’ 산체스, 어디에서 이런 투수를? … KIA의 용병 교체,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3 13:37

수정 2023.07.23 14:42

마리오 산체스, 한국에서 2경기 모두 7회까지 마운드 끌어줘
2경기에서 탈삼진 무려 20개... 볼넷은 단 1개
두산전에서 리그 최상급 알칸타라와 대등한 맞대결
이중키킹‧견제 낯선 리그 족쇄에도 역투
김종국 감독 “만족한다. 부족한 부분 없다”
(광주=연합뉴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1회에 투구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2회초 두산 로하스의 타구를 처리한 2루수 김선빈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2회초 두산 로하스의 타구를 처리한 2루수 김선빈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광주 = 전상일 기자]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마리오 산체스(Mario Sanchez)에 대해 김종국 감독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두산과의 후반기 개막전 경기에서 6.2이닝 4실점한 산체스에 대해서 충분히 잘던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구위도 위력적이었고, 무엇보다 경기를 잘 끌어줬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투구수가 늘어나지 않아 80구가 넘어가면 힘에 부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내리기는 했지만, 이는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실제로 산체스는 KIA 선발진에서 상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7월 21일 두산전 결과는 6.2이닝 4실점이지만, 사실 그중 나머지 2실점은 구원 투수진의 난조에 의한 것이 크다.
물론, 선행 주자를 남겨놓은 것 자체가 잘못이지만, 그 책임을 모두 산체스에게 지우기는 찜찜한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산체스는 2번의 등판에서 모두 7회까지 마운드를 끌어줬다. 지난 KT전에서는 6.1이닝, 두산전에서는 6.2이닝을 투구했다. 불펜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선발로서의 역할을 소화해주고 있다.

또다시 홈런 허용한 산체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6회초 2사에서 두산 허경민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2023.7.21 iso64@yna.co.kr (끝)
또다시 홈런 허용한 산체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산체스가 6회초 2사에서 두산 허경민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하고 있다. 2023.7.21 iso64@yna.co.kr (끝)


그뿐 아니다. 삼진을 경기당 10개씩이나 잡아내고 있다. 현란한 슬라이더와 스위퍼, 그리고 커터가 춤을 췄다. 비록, 한국에서 3개의 홈런을 맞고 있지만, 모두 솔로홈런이었다. 이는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홈런이 무서워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산체스는 족쇄를 안고 경기에 나섰다. 대만무대에서는 꾸준히 해왔던 이중키킹을 사실상 금지당했다. 한국에서는 일정하지 않은 이중키킹은 금지하는 것으로 최종 유권해석을 내렸다. 여기에 산체스의 견제 동작도 조건부로 허용되었다. 주자를 쳐다보는 과정에서 반드시 왼쪽 어깨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견제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투구 동작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주자에게 보여주고, 견제하라는 의미다. 낯선 환경에서 갑자기 루틴을 바꾸는 것이 사실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산체스는 그러한 우려에도 씩씩하게 오히려 더 나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KIA 타이거즈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에서 견제 동작을 취하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에서 견제 동작을 취하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의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에서 6회초 삼진을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KIA 타이거즈의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에서 6회초 삼진을 잡은 뒤 포효하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구속이 빠르지는 않다. 산체스의 두산전 최고 구속은 147km였다. 알칸타라의 평균 149km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였다. 하지만 삼진은 알칸타라보다 산체스가 더 많이 잡았다. 구속이 전부는 아니라는 의미다. 무엇보다 산체스의 가장 큰 장점은 싸움닭 기질. 피하는 것이 없다. 현재 13이닝 동안 볼넷이 고작 1개 뿐이다. 그것도 7월 21일 마지막 7회에 나왔다. 유인구를 던지고 안치면 내보낸다는 의도가 보이는 볼넷이기도 했다. 그만큼 맞을 지언정 제구만큼은 확실한 선수라는 것이 2번의 등판에서 증명되었다.

현재 KIA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 투수 이닝이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 전 “현재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잘 소화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양현종도 예년만큼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하고 있고, 이의리도 마찬가지다. 윤영철은 신인이기 때문에 5이닝 3실점만 해줘도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용병이 나왔을때는 무조건 7이닝 이상을 끌어줘야 불펜이 살수 있다는 의미다. 10개 구단중 우천취소가 가장 많은 KIA이기에 더욱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

[광주=뉴시스] 산체스는 메디나의 아쉬움을 충분히 지워주고 있다. 28만불의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 중이다.
[광주=뉴시스] 산체스는 메디나의 아쉬움을 충분히 지워주고 있다. 28만불의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 중이다.

KIA는 산체스를 연봉 28만 달러에 데려왔다. 현재까지는 가성비가 어마어마하다. 메디나의 아쉬움을 어느정도 잊을 수 있는 극강의 가성비다. 산체스를 데려올 당시 KIA의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우수하고 다양한 구질을 보유하고 있어 대체 선발로 적합하다는 것이 핵심 평가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만 보면 그 평가는 매우 정확하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파노니로 향한다.
김 감독은 "파노니가 지난 등판에서는 시차 적응도 제대로 못하고 던졌다. 아마 그때보다는 훨씬 더 나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과연, 파노니도 산체스만큼의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파노니는 7월 23일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곽빈과 맞대결을 펼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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