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올해 상반기는 '알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기업공개(IPO) 주관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거웠다. 삼성증권이 상반기 IPO 주관실적 1위에 오른 가운데 하반기에는 조 단위가 넘는 대어(大漁)급 기업들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어 주관실적 판도가 뒤바뀔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모총액 기준 주관사 1위는 1515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401억원), 미래에셋증권(1263억원) 순으로 공모총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다.
삼성증권의 IPO 주관 업체 수는 3곳으로 한국투자증권(5곳), 미래에셋증권(6곳)보다 적었지만, 올해 상반기 중 가장 큰 규모인 반도체 회로검사 장비 기업 '기가비스'(954억원)를 주관하면서 공모 총액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화장품 제조업체인 마녀공장을 비롯해 나노팀, 오브젠, 제이오 등 중소형사에 집중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스튜디오미르, 한주라이트메탈, LB인베스트먼트 등 100억~300억원 규모의 공모금액인 중·소형주 상장에 나섰다.
이들 3개 사 뒤로는 △NH투자증권(760억원) △신영증권(635억원) △키움증권(561억원) △대신증권(531억원) △한화투자증권(504억원) 등이 공모금액에서 큰 차이 없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KB증권의 경우, 주관실적이 '제로'였다.
하반기 IPO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부터 상장 당일 주식에 대해 공모가의 60~400%까지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며 공모주 기대 수익률이 늘며 공모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조 단위 규모의 기업들의 상장이 예고되면서 흥행몰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반기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33곳으로 70%가 공모규모가 300억원 미만이었다. 전체 공모 규모도 1조477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던 기가비스조차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지만, 7월 국내 IPO 시장은 회복세로 전환이 예상된다"며 "특히 일부 대어급 기업의 IPO 심사 청구를 기점으로 점차 IPO 청구 기업이 확대되면서 공모금액이나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반등이 전망된다. 하반기 IPO 시장에는 △SK에코플랜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GI서울보증보험 △두산로보틱스 △파두 △LG CNS △LS머트리얼즈 등 대규모의 기업들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몸값만 10조원에 육박하며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SK에코플랜트를 비롯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파두 주관사로 선정됐다. KB증권은 두산로보틱스, LG CNS, LS머트리얼즈 주관을 수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공모총액 상위 증권사들의 실적이 1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대어급만 잘 잡아도 바로 순위가 바뀔 수 있다"며 "부동산 PF 리스크가 있어 IPO가 IB 수익에 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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