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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2.5% 인상의 의미 [테헤란로]

최저임금 2.5% 인상의 의미 [테헤란로]
[파이낸셜뉴스] "1만원을 두고 벌인 기싸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을 전문가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1만원 미만이면 사용자 측, 이상이면 노동자 측이 승리한다는 의미다.

사실 '최저임금 1만원'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였다.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뀐 만큼 노동자 측 입장에선 지난 정부에서 실현하지 못한 최저임금 1만원을 뒤늦게나마 이루고 싶은 욕구가 강했을 것이다. 실제로 전년도 인상률 5.0%보다 낮은 4.0%만 되면 1만원을 넘어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사용자 측 승리(?)였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인상한 9860원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인상률 중 2021년 1.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통해 2년 연속 5.0% 인상이라는 중도적인 결정을 내린 공익위원들이 이번엔 확실히 사용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측은 이번 결정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이러하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상당수는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였다. '엔데믹'에 접어들고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될까 싶었는데, 또 다시 불어 닥친 경기 침체로 인해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내몰렸다.

또 올해 들어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료 인상 등 판매하는 제품 가격만 빼고 모두 오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2.5%라는 낮은 인상률이긴 하지만, 최저임금마저 오르면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은 더 크게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이번 결정으로 다수 소상공인이 도미노로 문을 닫는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링 위에서 그로기 상태에 놓인 선수는 가벼운 잽에도 무너질 수 있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소상공인 영향을 철저히 시뮬레이션한 뒤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 추후엔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약자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할 필요도 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