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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 돌아선 D램 현물가… K반도체 '반등' 보인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4 18:20

수정 2023.07.24 18:20

감산 속 첨단 D램 수요는 늘어
일부제품 현물가격 2주간 상승
기업간 계약에 3∼6개월후 반영
삼성·SK 가격협상 우위 쥘 듯
오름세 돌아선 D램 현물가… K반도체 '반등' 보인다
침체기를 이어오던 D램 시장이 최근 일부 제품 현물가격의 상승 전환을 시작으로 하반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감산효과, 인공지능(AI) 성장에 따른 첨단 D램 제품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3·4분기를 기점으로 D램 계약가격 협상이 공급자 우위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PC용 DDR4 16Gb 1Gx16 3200㎒의 현물가격은 평균 2.9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6일 2.903달러였던 이 제품의 현물가는 최근 2주간 우상향하고 있다. 현물가는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와 일시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을 뜻한다. 통상 현물가는 3~6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기업 간 계약가격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돼 시장 선행지표로 꼽힌다.


일부 제품이긴 하지만 최근 현물가 상승은 D램 시장 반등 조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D램 업계 '빅3'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감산효과가 점차 시장에 반영되며 공급과잉이 정상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AI 서버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고성능·고용량의 첨단 D램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D램 가격 협상도 공급자 우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 제조사와 고객사 간 가격협상은 분기마다 이뤄진다. 지난 2021년 7월 이후 약 2년간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등에 D램 계약가격은 공급과잉 여파로 속절없이 추락했다.

그러나 최근 협상에서는 제조사들이 가격인상 목소리를 내며 공급자 우위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고객사들로부터 1년 단위의 장기계약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4분기를 메모리 업황 바닥으로 판단한 고객사들이 D램 가격 인상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0~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4분기 13~18% 하락을 예측한 것과 비교해 하반기 들어 낙폭을 점차 줄일 것으로 봤다.


다만, 본격적인 D램 상승을 위해 스마트폰·PC 등 전방산업 수요의 전반적인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PC용 범용제품인 DDR4 8Gb 1Gx8 2133MHz 기준 월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 수급이 정상 수준에 근접하며 사실상 공급과잉은 사라진 상황"이라며 "3·4분기부터 D램 가격이 완연한 상승세로 접어들며 제조사들의 실적 개선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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