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개척자는 눈 밟아 길 만든다"...'초개인화 가전' 개척한 LG전자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13:59

수정 2023.07.25 14:01

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이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생활가전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UP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이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생활가전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UP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 혼자 생활하는 고객이 있습니다. 이 고객은 강아지를 키우고, 필라테스를 하며, 수건은 따로 세탁합니다. 이러한 라이프 패턴 분석을 통해 수백 가지의 코스 조합 중 4개의 필요한 코스만을 담은 나만의 세탁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사장)은 25일 서울 강서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UP가전 2.0의 특징을 "초개인화된 가전"이라 정의하며 이 같은 사례를 들었다.
이날 LG전자는 정해진 스펙, 기능에 맞춰 제품을 사용하는 기존의 가전을 넘어서 고객의 니즈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지속 추가하는 1세대 UP가전보다 한층 진화된 UP가전 2.0을 소개했다.

가전명가의 꿈은? "가사해방을 통한 고객의 삶의 가치 제고"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행사에서 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행사에서 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이제 LG전자는 가전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넘어서려고 합니다. 기존 제품 중심의 가전 사업을 서비스 , 구독 등을 포함한 논하드웨어(Non-HW) 영역까지 확장해 스마트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류 사장은 이날 LG전자의 장기적 발전 방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솔루션 제공 회사로의 변신을 위해 UP가전은 '홈 솔루션'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세탁기가 세탁을 하는 가전이었다면 외부 서비스와 연계한 UP가전 2.0 세탁기는 세탁은 물론 드라이클리닝, 의류 보관 등 의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우선 제품에 관련된 서비스부터 연계하고 점차 고객의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서비스까지 지원하도록 제휴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이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가전의 서비스화'를 위해 LG전자 UP가전은 케어십 서비스는 기본이고 가사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유제품 정기배송(우유창고)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LG전자는 가전의 초개인화를 위한 구매 방식의 다변화 차원에서 구독 방식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 렌탈은 향후 구독과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고객이 구독 기간 동안 생활 패턴이나 취향에 더 맞춰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용을 분석한 내용뿐 아니라 추천 코스나 소모품 정보 등을 담은 월간 리포트를 LG 씽큐 앱을 통해 제공한다.

"가전에서 스마트폰의 경험 느끼게 하는 게 목표"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행사에서 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행사에서 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07.25. kkssmm9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 맞춤 가전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업데이트하거나 필요 없으면 사용하지 않는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기존 가전에서는 이런 게 기술적으로 힘들었다. 새로운 저희가 하려는 이 제품들은 스마트폰의 경험처럼 고객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계기가 될 것입니다."

LG전자 UP가전 2.0 개발에 참여한 H&A사업본부 직원들은 이 같이 스마트폰의 편리한 경험을 가전에서도 누리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LG전자는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인공지능(AI)칩 'DQ-C'와 가전용 운영체제(OS)를 자체 개발했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UP가전 2.0은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것은 물론 추가한 기능 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손쉽게 지우며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

특히 DQ-C 칩은 제품 제어기능과 사용자경험(UX)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자유롭게 추가 및 삭제하도록 지원한다. 고객이 OS가전을 내게 딱 맞게 초개인화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탑재해 딥러닝 알고리즘 처리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음성인식, 인공지능 제어의 정확도 및 처리 성능 등을 높일 수 있다.

가전의 초개인화 과정은 고객이 제품을 배송 받기 전부터 진행된다. UP가전 2.0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은 제품을 수령하기 전 LG 씽큐 앱에서 3단계의 ‘라이프 패턴 분석’ 설문을 진행하게 된다. LG전자는 설문 결과를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최적화된 기능을 제안한다. 고객은 추천 모드나 코스를 클릭 한 번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배송된 제품이 설치 완료되면 처음 사용하는 순간부터 이미 내게 딱 맞는 상태로 설정된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류 사장은 "모두가 눈이 녹기를 기다릴 때 개척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든다고 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이라도 고객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길이라면 소명을 다하는 마음으로 H&A사업본부는 묵묵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매출 중 45%가 UP가전,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내년부턴 해외에서도 UP가전 2.0 서비스"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정수 구독사업담당, 류재철 사장, 이향은 CX담당, 박태인 스마트제어연구소장.2023.07.25.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류재철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이 25일 서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LG UP가전 2.0' 공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정수 구독사업담당, 류재철 사장, 이향은 CX담당, 박태인 스마트제어연구소장.2023.07.25.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류 사장은 이날 UP가전 매출이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 매출의 45%를 차지하면서 주력사업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류 사장은 "기본적으로 LG전자가 제조, 판매해 왔던 모든 제품에 UP가전 2.0까지 전환을 하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안정화를 시키고 그 경험을 살려 내년부터 해외에서 UP가전 1.0을 2.0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해외진출 계획을 설명했다.


UP가전 등을 통해 LG전자가 바라보는 가전사업의 중장기적 미래를 묻는 질문에 류 사장은 "그간 가전 사업은 하드웨어 기기를 팔아 매출과 손익을 만드는 철저히 제품 중심의 사업이었다"면서 "이제는 홈(Home·집)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기가 할 수 없는 영역까지를 사업 영역으로 보고 서비스 솔루션 부분으로 확장시켜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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