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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아드부터 일대일로 포럼까지, APEC에 맞선 中시간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5 15:25

수정 2023.07.25 15:25

- "오는 11월 열리는 APEC 앞두고 최대한 세력 결집에 나서는 것" 외교 소식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미지=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이미지=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부터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까지 올해 하반기 굵직한 국제 행사를 잇따라 개최한다.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두고 최대한 세력 결집에 나서려는 시간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제31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8일까지 쓰촨성 청두에서 진행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홈페이지에 “이 기간 동안 170개 국가·지역에서 1만여명의 선수와 관계가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도 대회 개막식에 등장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시 주석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을 위한 환영 만찬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중국을 찾는 외국 정상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무함마드 울즈 가즈와니 모리타니 대통령, 에바리스트 은데이시미예 부룬디 대통령,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 등이다.

9월에는 23일부터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조직위원회는 10월 8일까지 진행되는 대회에 역대 최다인 1만25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고 홍보했다. 방중 외국 정상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시 주석의 대외 확장 정책인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국제협력 정상포럼도 중국에서 열린다. 아직 명확한 개최 시기는 공개 전이지만, 10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중국은 올해 이 포럼을 통해 최대한 많은 세계 각국 정상을 자국으로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에서 잇따라 중국 견제의 목소리를 높이자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등을 중심으로 세를 과시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017년 열린 제1회 일대일로 포럼에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유라시아 등 28개국에서 정상급 대표단이 참석했고, 2019년 제2회 포럼은 세계 37개국 지도자를 포함해 5000여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중국 내는 아니지만, 오는 8월 22~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외교가는 설명했다.

중국은 이 기회에 브릭스 회원국을 22개국까지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회원국 간 무역 거래 때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도 정상회의에서 논의된다.
브릭스 자체가 친미 국가 중심의 주요 7개국(G7)에 도전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식적으로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일각에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브릭스에 이들 주요 3개 산유국까지 가입할 경우 G7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대항마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진단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11월 APEC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그 이전에 세력 결집을 끝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렇게 해야 시 주석이 (APEC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로 가더라도 미국에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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