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호주만 보고 만든 야심작', 한화에어로 레드백 6兆 수주 터졌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7 11:26

수정 2023.07.27 11:47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장갑차 '레드백'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교체 사업 수주
현지서 생산..2027년부터 129대 배치
유지·보수사업 등 포함 총 6조원 추산
수출 목표로 설계·공급 기획 첫 작품
이름도 호주 '붉은등 독거미'서 따와
화력·성능서 강력 라이벌 독일산 제쳐
김동관 부회장 "K방산 해외진출 앞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이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기종에 선정됐다. 사진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이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 우선협상대상기종에 선정됐다. 사진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강력한 경쟁국인 독일을 제치고 호주 정부의 장갑차 도입 사업을 수주했다.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129대 공급 및 유지·보수, 후속 지원 사업 등을 포함한 총 수주액은 70억호주달러(약 6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레드백을 호주 현지에서 생산하는 조건이다. 이번 수주는 국내 방산 기업 최초로 자체 기획한 수출형 무기체계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주 군의 대규모 무기계약을 따낸 첫 아시아 국가이기도 하다.

한화에어로, 궤도장갑차 레드백 129대 수주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래형 궤도장갑차 레드백이 호주 정부의 보병전투차량(IFV)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의 우선협상대상기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호주 군은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레드백으로 교체한다. 호주 군은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실전에 순차 배치한다.

이번 수주에 대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우방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며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K방산의 해외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는 방산 강국인 독일의 라인메탈이 만든 '링스(Lynx)'와 5년간의 경쟁 끝에 얻어낸 성과다.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기간도 길었고, 경쟁도 치열했다.

레드백은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의 '에이젝스', 영국 BAE시스템스의 'CV90', 독일 '링스' 등 쟁쟁한 글로벌 방산 메이커들과 경쟁했다. 게다가 지난해 5월 호주의 정권 교체와 장갑차 교체 사업 축소(당초 450대→129대), 호주 현지에서 장갑차를 생산 중인 독일 라인메탈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 여러 변수로 우선협상자 결과 발표가 계속 미뤄졌다.

호주 빅토리아주 공장서 K9 자주포와 함께 생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한화 첨단 장갑차 공장(H-ACE, 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y)에서 레드백을 생산한다. H-AC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호주형 K9 자주포(헌츠맨 AS9), 탄약운반차(AS10) 등을 생산하기 위해 2024년 완공 목표로 현재 건설 중이다.

레드백은 호주 육군의 요구 성능에 맞춰 설계·개발된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다. 이스라엘과 호주, 캐나다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과 함께 개발했다. 중량 42t, 최대 시속은 65㎞, 항속 거리는 520㎞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한화 첨단 장갑차 공장에서 K9 자주포 등과 함께 생산한다. 사진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건설 중인 한화 첨단 장갑차 공장에서 K9 자주포 등과 함께 생산한다. 사진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름도 호주에서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에서 따왔다.

레드백은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를 탑재, 주행성능과 기동성이 뛰어나다. 적군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감지, 무력화하는 능동방어체계(아이언피스트 iron fist)도 갖췄다. 30mm 기관포 및 K9 자주포에 탑재되는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이 장착됐다. 향후 대전차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포탑도 장착된다.

이같은 첨단 장비로 호주 군의 시험평가에서도 레드백은 성능, 방호능력, 화력, 정비, 수송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수출 목표로 설계·공급체계 기획한 첫 작품


이번 수주는 해외 국가를 타깃으로 설계·공급체계를 기획한 한국형 방산수출 시스템의 첫 성공사례여서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기획·개발한 첫 무기체계가 레드백이다.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개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통상 국내 군의 소요에 맞춰 개발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빠른 시일 내에 맞춰 전략적으로 공급하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했다. 방위사업청과 육군은 지난해 4~5월 수출용 무기체계인 레드백을 시범운용해 기동성, 편의성, 전술 등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레드백의 수출을 지원해준 국방부, 육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 초기단계부터 기획·개발한 첫 무기체계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은 지난 4월 방산부문 완전 통합사 출범 행사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네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레드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시장을 타깃으로 수출 초기단계부터 기획·개발한 첫 무기체계다. 사진은 지난 4월 방산부문 완전 통합사 출범 행사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다섯번째),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네번째) 및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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