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수요 회복이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효자
메모리부터 이미지센서까지…대당 반도체칩 10개 넘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반도체 수요에도 긍정적"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 Z 플립 5, Z 폴드 5, 갤럭시 워치6 시리즈, 갤럭시 탭 S9 시리즈를 공개했다. 27일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 강남' 매장에서 고객들이 새로 공개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2023.07.27. mangusta@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7/28/202307281450538443_l.jpg)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반도체 업계가 사상 초유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재고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불황이 심각한 반도체 시장에서 모바일 주요 고객사들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속속 앞두고 있는 것은 한 줄기 빛이다.
모바일 고객사들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주요 반도체 부품 구매를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일례로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5와 폴더5 같은 신제품이 판매 호황을 맞을 경우 자연스럽게 반도체 부품 주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도체 메모리 수요 회복, "모바일에 달렸다"
스마트폰 반도체 칩의 종류는 쓰임새와 구조에 따라 셀 수 없이 많지만, 대략 스마트폰 하나당 10개가 넘는 칩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메모리 반도체'다. 이 반도체는 스마트폰의 기억장치로 두뇌 역할을 한다. 고화질 영상의 재생이나 한 번에 여러 가지 동작을 수행하는 임시 저장소(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사진이나 영상을 위한 장기 저장소(비휘발성 메모리)인 '스토리지'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은 휴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메모리도 PC나 서버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품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카메라 개수가 늘어나고, 배터리도 커지며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에 할당된 공간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D램과 낸드를 하나로 묶은 'uMCP'(UFS 기반 다중 칩 패키지) 솔루션이 개발돼 스마트폰 시장에서 폭넓게 쓰이고 있다.
uMCP는 더 적은 공간으로 높은 효율성을 발휘하는 게 주 임무다. 삼성전자에서 만드는 최신 uMCP 크기는 '11.5㎜x13㎜'으로 성인 손톱 만하다. 두께는 A4용지 10장 분량 정도다. 기존보다 150mm²의 추가 공간을 확보해, 다른 부품을 추가로 넣기에도 좋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회복을 '고용량화'가 주도하며 관련 반도체 주문 추이도 눈길을 끈다. 특히 메모리는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의 진폭이 큰 데, 가격이 내려갈수록 수요는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스마트폰 저장장치인 낸드플래시의 경우 이 효과가 상당하다. 때문에 고용량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는 가장 작은 스토리지 용량이 256GB다. 또 플립5의 경우 1TB(테라바이트) 제품까지 나왔다.
◆스마트폰 잘 팔릴수록 '모바일AP·이미지센서' 득세 예상
플립5나 폴더5 등의 득세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보다 모바일 의존도가 더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향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전체의 72.3%(2021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모바일향 D램 매출 비중(28.2%)를 크게 웃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10개라고 하면 이 중 7~8개는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스마트폰 사업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함께 키우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스마트폰용 시스템 반도체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다. 이 반도체는 정보 처리와 연산을 담당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두뇌'로도 불린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열고 갤럭시 S23 시리즈를 공개한 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가 공개되고 있다. 한 기자가 애플 아이폰과 비교해보고 있다. 2023.02.02. kkssmm99@newsis.com](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7/28/202307281450583845_l.jpg)
모바일 AP는 여러 개의 반도체 칩으로 구성된다. ▲데이터 처리를 실행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작업을 책임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터넷을 연결을 위한 모뎀 ▲고화질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한 영상처리장치(VPU) ▲디지털 신호 처리를 위한 디지털 신호 처리 프로세서(DSP) ▲사진을 처리하는 이미지처리프로세서(ISP) ▲위치 정보를 위한 위성항법시스템(GPS) 등이 AP를 구성하는 반도체 칩이다. 이처럼 많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바일 AP는 일명 'Soc(시스템온칩)'으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보급형이나 중저가 모델에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플래그십 모델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사용한다. 하지만 폴더6, 플립6 같은 후속 제품에 엑시노스 납품을 노리고 있다.
이미지센서(CIS)도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시스템 반도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 성능이 스마트폰 구매 결정 요인으로 급격하게 부상하면서, 이미지센서의 중요성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스마트폰 하나당 카메라가 앞뒤로 들어가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들어 스마트폰 1대에 최대 5개 카메라가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이미지센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화소 수가 많을수록 더 선명하고 깨끗한 촬영을 할 수 있다. 사진 수평 보정 시에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시장 개척에 나선 초고화소 센서의 최강자로 통한다. 연초 공개한 갤럭시S23 울트라에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적용해 주목 받았다.
SK하이닉스도 D램 분야에서 축적한 미세화 공정 노하우를 활용해 저화소 영역에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 스마트폰 시장이 살아날수록 디스플레이 구동 칩인 디스플레이 IC(DDI),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신제품 잇단 출시…커지는 반도체 수요
스마트폰 원재료비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하는 상황이어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는 반도체 업계 실적 회복의 의미 있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울트라 제품의 경우 전체 원재료비(BoM) 469달러 중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이 35%, 카메라 14%, 메모리 11% 등으로 반도체 핵심부품 전반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5,폴드5에 이어 애플도 아이폰15을 출시 예정이다
매년 하반기는 IT(전자기기) 판매가 늘어나는 성수기여서 중국 스마트폰 업계도 상반기 재고 조정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용 반도체 구매에 나설 예정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모바일 주요 고객사들의 세트 재고 정상화가 이뤄졌고,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도 예상돼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며 "메모리 가격 탄력성에 기반한 스마트폰 고용량화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올 하반기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와 메모리 고용량 증가 영향으로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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