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재테크

'디폴트옵션 설정' 문자 계속 오는데...이게 뭐야?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31 05:00

수정 2023.07.31 05:00

'쥐꼬리 퇴직연금' 수익률 높이기 위해 도입
상품마다 수입률 차이...신중하게 골라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파이낸셜뉴스] #.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는 최근 거래하는 은행에서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을 설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수차례 받았다. 하지만 디폴트옵션이 무엇인지 정확히 몰라 설정을 미루고 있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디폴트옵션이 이달 전면 시행됐다. 하지만 A씨처럼 디폴트옵션에 대한 정보가 없어 설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는 근로자 퇴직연금이 낮은 금리 유휴자금으로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편한 노후를 위해 꼼꼼하게 디폴트옵션 상품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4가지 위험그룹, 투자 성향 따라 지정해야

3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은 경우 근로자가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12일 도입된 뒤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2일 전면 시행됐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 퇴직금을 금융사에 적립하고 퇴직시 근로자가 이를 수령하는 제도다. 크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DC형, IRP 가입자는 반드시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DB형 가입자는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지 않는다.

디폴트옵션의 운용대상 상품은 투자위험에 따라 4가지 위험그룹으로 나뉜다. 그룹별로 구성 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 투자성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지정해야 한다.

초저위험 상품은 정기예금 또는 보험사 이율보증형보험(GIC) 상품 100%로 구성된다. 원금 보존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목표로 한다. 저위험 상품은 펀드 40%와 정기예금·GIC 60%로 이루어진다. 투자 손실에 민감한 고객층이 대상이다.

중위험 상품은 펀드 70%와 정기예금·GIC 30%로 우수한 장기 성과를 중시하는 고객층이 목표다. 고위험 상품은 펀드 100%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고 장기 투자를 원하는 고객층에 권한다.

12일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같은 상품으로 자동 재예치되지 않는다. 반드시 별도 운용 지시를 하거나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원리금 보장상품에 대해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을 지정하지 않은 경우 만기 도래 자금은 대기성 자금으로 운용된다. 대기성 자금이란 보험계약은 금리연동형 보험, 신탁계약은 대기자금 운용을 위해 자산관리기관이 제공하는 운용방법이다. 대기성 자금으로 계속 운용될 경우 가입자의 운용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디폴트옵션은 만기가 있는 금융상품에만 적용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가입자가 3000만원은 원리금보장상품, 2000만원은 펀드로 운용하고 있다면 만기가 있는 원리금보장상품 3000만원의 적립금에 대해서만 만기 후 6주간 운용지시가 없을 경우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위험도 높을수록 수익률 편차도 커"

디폴트옵션 상품 투자시 위험 등급이 높아질수록 평균 수익률은 높았지만 상품별 수익률 격차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솔루션 제공 업체인 에프앤데이터랩이 수익률 정보가 존재하는 디폴트옵션 상품 총 94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등급별로 분석한 결과 고위험등급 평균 수익률은 10.32%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고위험등급에 속하더라도 개별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최고 수익률이 14.51%, 최저 수익률이 5.63%로 그 격차가 8.88%p나 됐다.

중위험등급 내 격차는 6.45%p다. 저위험은 4.35%p, 초저위험 0.43%p 등으로 위험등급이 낮을수록 격차는 작아졌다.

고위험등급 외 다른 등급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중위험이 6.65%, 저위험이 4.20%, 초저위험이 1.96%로 각각 집계됐다.

에프앤데이터랩 관계자는 "운용 기간이 연초 이후로 길지 않음에도 포트폴리오 상품 간 수익률 격차가 꽤 컸다"며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 수익률 차이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투자시 주의를 당부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가입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디폴트옵션 상품의 운용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올 2·4분기 평균 수익률은 5.8%다. 1·4분기에 이어 1년 목표수익률인 6~8% 대비 높은 수익률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게 고용부와 금감원의 평가다.


위험등급별 6개월 평균 수익률은 △초저위험 2.26% △저위험 4.23% △중위험 6.09% △고위험 8.88% 등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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