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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판 뒤집은 전동화…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굳혔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30 18:22

수정 2023.07.30 18:22

상반기 도요타·폭스바겐 이어 3위
2년 연속 세계 3위 거침없는 질주
친환경·고부가 EV 전진배치 주효
美서도 첫 4위…스텔란티스와 격돌
완성차 판 뒤집은 전동화…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 굳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상반기 기준 글로벌 완성차 톱3에 오르면서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르노그룹 등을 따돌리고 2위 폭스바겐을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완성차 시장 구도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순위 변동성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동화발 '지각변동' 격차 커진다

30일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상반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0.9% 증가한 365만7500대로 도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도요타그룹(히노자동차·다이하쓰공업 포함)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5.5% 늘어난 542만대로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아우디·포르쉐 브랜드 등을 거느린 폭스바겐그룹은 12.8%늘어난 437만2000대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과 세계시장에서 3위 자리를 놓고 순위 다툼을 벌이는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지프·피아트·시트로앵 등)와의 상반기 판매 격차는 33만5000대다. 스텔란티스그룹은 전년비 9.7%증가한 332만7000대를 팔았다. 이런 흐름이라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현대차그룹의 연간 3위 달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 및 고급화 전략이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현대차는 어떻게 쿨해졌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차가 멋진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을 갖춘 전기차를 만들어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차·기아와 중국 업체들, 테슬라"라며 "(현대차가)완전히 전기차에 대한 길을 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도요타나 폭스바겐 등 1,2위 그룹의 판매대수는 여전히 현대차에 크게 앞서 있지만 수년 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전동화 변화를 중심으로 지각변동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美는 스텔란티스·동남아는 도요타 제친다

현대차와 세계시장에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현대차에 밀린 이후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양사의 순위 바뀜은 올해 미국시장에서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4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 첫 4위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도 스텔란티스를 추월해 미국 시장 4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은 82만180대로 전년 동기(70만2875대)보다 16.7% 늘었다.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 증가율(12.9%)을 웃도는 수치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이 10만591대로 상반기 1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불리한 가격 경쟁 상황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1.4% 증가한 3만857대를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SUV), 제네시스 등 인기 고가 라인을 전진배치하고 딜러에 대한 판매 촉진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게 주효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에서는 도요타와 접전이다.
도요타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를 겨냥한 SUV신차를 새롭게 투입하는 등 동남아 시장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가격경쟁도 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최근 2·4분기 경영실적발표회에서 "전기차 가격경쟁이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면서도 "수익성보다도 시장 점유율 확보에 좀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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