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정수기·공청기 등 집안으로 들어온 반도체 기술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3 09:19

수정 2023.08.03 09:19

시노펙스, 반도체 필터 기술 적용해 정수기 출시
같은 필터 기술로 '시노텍스' 마스크 생산도
신성이엔지, 반도체 장비 응용해 공기청정기 진출
에어샤워·의류관리시스템 등 응용 제품 확장 중
"반도체 기술, 가전에 적용하기에 진입장벽 낮아"
시노펙스가 만든 '시노텍스 정수필터'. 시노펙스 제공.
시노펙스가 만든 '시노텍스 정수필터'. 시노펙스 제공.
신성이엔지 천장형 조명일체 공기청정기 '퓨어루미'. 신성이엔지 제공.
신성이엔지 천장형 조명일체 공기청정기 '퓨어루미'. 신성이엔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활용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시노펙스는 오는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빌드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고 정수기 일종인 '시노텍스 앱솔루트 정수필터'를 공개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부터 KC위생안전기준 인증을 받은 이 제품은 주방 싱크대, 욕실 세면대 등 수전에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첨단 필터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MDA(Meltblown Depth Absolute)' 필터로 수돗물 배관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순물을 걸러주고 △대용량 카본블록 필터로 잔류염소와 각종 중금속을 흡착하며 △'PES(Polyethersulphone)' 멤브레인 필터로 박테리아와 미세플라스틱까지 걸러낸다.

시노펙스는 우리나라 필터산업 태동기인 지난 1985년부터 필터 연구·개발(R&D)에 나섰다.
그 결과, 이전까지 전량 외산에 의존해온 반도체 화학·기계연마(CMP) 공정용 필터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아울러 멤브레인 필터 기술을 활용해 '시노텍스' 브랜드로 마스크도 만든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검증 받은 필터 기술력을 앞세워 정수기 등 가전을 비롯해 제약·바이오,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로 필터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 기술을 가전 분야에 확대 적용한 사례다. 이 회사는 천장형 공기청정기 '퓨어루미'를 시중에 판매 중이다. 퓨어루미는 3중 필터시스템으로 미세먼지를 99.95%까지 제거하며 유해가스와 냄새 역시 없앨 수 있다. 특히 천장에 설치해 청정한 공기를 사각지대 없이 360도 전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 아울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일체형으로 구성하는 한편, 바닥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공간 효율도 높다.

신성이엔지는 지난 1977년 설립한 이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클린룸 장비에 주력하며 성장해왔다. 특히 반도체는 미세먼지에 의해 제품 수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반도체를 만드는 공간인 클린룸 내부에 미세먼지가 하나도 없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인 '팬필터유닛'(FFU)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60% 이상을 점유한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공기청정기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가전 분야로 확대하는 중이다. 퓨어루미를 비롯해 퓨어게이트(에어샤워), 퓨어클로젯(의류관리시스템) 등 가전 사업을 위해 별도로 계열사 위니케어를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이미 기술력을 검증 받은 기업들에 있어 가전제품 분야는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을 수 있다"며 "다만 일반 소비자(B2C)를 대상으로 하는 가전제품 사업은 영업·마케팅 등에 있어 종전 기업 간 거래(B2B)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