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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라임·옵티머스 어딨나"...사모펀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실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1 15:15

수정 2023.08.01 15:15

#. A운용사는 대체펀드가 시행하는 공사가 대부분 진행되지 않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자산운용보고서에는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허위 기재하고, 펀드 수익자들에게 추가 투자를 권유했다. 해당 운용사는 기관 투자자들의 요청으로 현장 실사를 갔지만 부실 사업장과 무관한 사업장을 보여줘 투자자를 속여왔다.

#. B운용사는 대주주인 가족법인이 자금난을 겪자 펀드 자금을 보냈다. 운용 중인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이번에는 자금 돌려막기를 통해 부실을 숨겼다.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쓰인 문서를 이용해 재단 투자자를 속여 200억원을 유치했고, 투자금 일부를 부실채권 상환에 충당해 펀드 환매 중단 사태까지 불러일으켰다.

금융감독원 전경. 뉴스1 제공
금융감독원 전경.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지 약 4년이 지났지만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불법·부정 행위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위법행위로 투자자 피해를 유발하는 운용사와 임직원을 시장에서 퇴출하고, 법규 위반은 '즉시 퇴출(원스트라이크 아웃제)'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금감원은 1일 사모운용사 전수검사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을 이용한 투자자 기망, 도관체를 이용한 대주주 편익 제공 등 다양한 위법·부당행위를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5년 10월 사모펀드 시장 진입 규정을 변경한 이후 최근 3년 동안 156개의 사모운용사가 새로 들어왔다. 중대한 불법 행위에 연루되거나 부실 누적으로 자본잠식임에도 퇴출된 운용사는 4개사에 불과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9개사가 최저자기자본 유지요건을 미충족했다. 1개사는 6개월의 유예기간이 경과해 최저자기자본 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 조치가 진행 중이다. 2개사는 업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최저자기자본 유지 요건 충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펀드 수탁고가 남으면 펀드 이관 등 투자자 보호 절차로 부적격 사모운용사가 적시에 시장에서 퇴출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사모운용사 영업수익 중 자문, 일임, 대출 중개와 같은 기타수익이 39.2%다. 61개사는 기타 수익이 전체 수수료 수익의 과반을 차지해 겸영 업무 위주의 단기 수익 창출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였다. 대출을 중개하거나 주선하는 과정에서 법정 최고 이자율 제한을 위반한 사례도 발견됐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 제공

금감원은 제재 조치가 진행 중인 사건들 중에서도 중조치를 예정하고 있는 대표 사례를 공개했다.

한 운용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7억원인 최저 자기자본에 미달해 등록유지요건을 미충족했다. 투자운용인력 최소 인원 유지 요건에도 미치지 못했고 준법감시인도 선임하지 않았다. 해외주식 상장폐지로 6개 펀드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나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자산운용보고서를 투자자에게 교부했다. 더불어 감독당국의 현장검사 시 폐문 상태로 고의로 연락에 불응했다.

단기 고수익 추구를 위해 법정 최고이자율 제한(20%)을 위반한 사례도 있다. 또 다른 운용사는 부동산 개발회사에게 최고 166.7% 높은 이자의 대출을 중개해준 뒤 수수료를 수취했으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일반법인·개인 간 대출을 중개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사건들이 발생했다"며 "대부분은 개인투자자가 아닌 기관·법인 등"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사모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심층 검사를 추진해 라이센스 취지에 부합하지 않거나 위법행위를 저지른 운용사와 임직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엄정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조직적인 고객 이익 훼손 행위, 횡령 등 펀드 재산을 사유화한 중대한 법규 위반은 즉시 퇴출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고객 자금의 충실한 운영하는 것이 자산운용업의 본질임에도 법적으로 인정된 라이센스를 사유화해 본업의 취지에 위배되는 불법·부당행위를 일삼는 건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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