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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LH 이권 카르텔 ‘엘피아’ 이참에 뿌리 뽑아야

지난해 공염불 그친 LH 개혁
이번엔 완수하겠다는 각오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검단신도시 붕괴사고 관련 LH 전관특혜 실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7월 3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검단신도시 붕괴사고 관련 LH 전관특혜 실태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무더기 철근 누락은 설계·감리·시공 등 건설 전 과정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됐고 이는 건설업계에 뿌리 깊은 이권 카르텔 탓이다. LH의 경우 업계에서 '엘피아(LH+마피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관예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공공주택 설계·감리 업체 공모 때 재취업한 LH 퇴직자가 일감을 몰아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정부의 '카르텔과의 전쟁'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을 아파트 부실시공의 주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을 혁파하지 않고는 어떠한 혁신도 개혁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거대 노조의 '일자리 세습', 태양광사업 비리에 이어 올 들어 시민단체, 사교육, 정부 연구개발(R&D), '건폭(건설+폭력)' 카르텔의 근절을 지시한 상태다.

문제가 된 LH의 전관예우 커넥션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LH의 3급 이상 퇴직자 중 절반 이상이 계약업체에 재취업했다. 같은 기간 LH는 전체 계약의 20% 이상을 전관 업체와 맺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건축 설계 공모의 65%를 전관 업체에 넘겼다. 불공정 계약이 일상화됐다는 얘기다.

우리는 지난해 3월 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땅에 투기를 일삼다 적발돼 국민적 지탄을 받은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 이들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고, 전관예우 관행의 폐해가 드러났다. 당시 LH는 조직혁신안과 윤리준법경영 확립 이행안을 내놨다. 정부·여당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 쇄신을 약속했다. 이번에도 반카르텔과 부실시공 근절을 전담할 추진본부를 신설하고,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조사 추진을 대책으로 내놨다.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기 어렵다며 반신반의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철근 빼먹기를 야기한 무량판 구조를 특수구조 건축물로 지정, 건축 전 과정에서 관리를 강화하고 구조 심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안전관리를 강화하면서 공정상 비효율을 바로 세우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 단절된 상태에서 별개로 움직이는 설계·시공·감리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구조 계산부터 설계·시공·감리까지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한다.
혹시 한 부분이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다음 단계에서 바로잡아야 부실 없는 건축이 가능하다. 마사지 수준의 대책은 안 된다. LH를 해체한다는 각오로 단호하게 나서야 건설 카르텔의 꼬리라도 자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