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생존게임' 된 잼버리..늦장 대응에 변명 일관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4 09:06

수정 2023.08.04 09:06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폭염속 온열환자 속출과 부실운영 등이 도마에 오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대한 정부의 뒤늦은 대응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잼버리가 '오징어 게임'과 같은 생존게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열질환자와 부상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는 행사 사흘째에야 관련 대책을 내놨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도 잼버리의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미 1년전부터 정치권 등에서 경고했던 우려를 무시하고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당국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자국민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와 소통 중이라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 그리고 관련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행사에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약 4500명의 청소년을 파견했다.

잼버리에 자녀를 보낸 한 학부모는 "화장실은 관리가 안 돼 역겨워 사용을 못할 정도다. 아이가 제발 집에 가고 싶다며 데리러 오라고 난리다. 외국인 친구들도 너희 나라 수준이 이 정도냐고 한다는데 너무 창피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온열 누적환자가 1000명을 훌쩍 넘겨서 위험 수위에 달하고 있지만, 조직위원회는 아직 심각하지 않다고 해명중이다.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는 "대부분 경증이고 중환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북소방본부가 개영식이 열린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조직위 측에 행사 중단을 최초로 요청했으나 20여분간 행사가 더 진행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어 전북 부안경찰서가 오후 11시쯤 폭죽 사용 중단을 요청했고, 행사는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이던 불꽃놀이 없이 마무리됐다.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는 "소방에서 행사 중단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와서 중단하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다"며 "갑자기 행사를 중단하면 청소년들이 더 놀랄 수 있고 안전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했고 불꽃놀이는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뒤늦게 군 인력과 공무원 동원령에 들어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8개국 참가자 4만3000여명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엄중히 지시했다. 또한 국방부에는 공병대 지원을 요청하며 그늘막·샤워시설 등 편의시설 증설에 나서달라고 했다. 군의관을 신속하게 파견해 응급상황 대응능력을 강화하라고도 지시했다.

공동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도지사 집무실을 당분간 새만금 잼버리 행사장으로 옮기기로 전격 결정했다. 김 지사는 "도지사 집무실을 새만금 현장으로 옮겨 12일까지 같이 숙식하면서 업무도 보고 온열환자 대응도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폐회식까지 여기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언론의 지적이 쏟아지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당초 언론에 허용했던 취재 장소인 '델타 구역'을 통제했다.
개막을 앞두고 자유롭게 취재해도 된다고 해놓고는 연일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비판 보도가 쏟아지자, 대회 사흘 만에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뉴스1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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