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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 가지고 놀다가 '꿀꺽'..병원 실려 간 4살 아이 식도서 나온 ‘이것’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5 06:00

수정 2023.08.05 06:00

소년의 식도에서 나온 동전형 건전지(왼쪽). 사진=리버풀에코, 주간조선
소년의 식도에서 나온 동전형 건전지(왼쪽). 사진=리버풀에코, 주간조선

[파이낸셜뉴스] 친적집에서 리모컨을 가지고 놀던 4살 영국 소년이 ‘동전형 건전지’를 삼켜 응급실에 실려갔다. 아이는 수술을 통해 식도에 낀 건전지를 제거했으며 현재 중환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더 미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친척 집에 머물고 있던 4세 소년은 리모컨을 가지고 놀다가 동전만한 건전지를 무심코 입에 넣었다가 삼킨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가 건전지를 삼킨 걸 알게 된 가족들은 곧바로 병원을 찾았고, X-레이 검사 결과 식도에 건전지가 낀 것이 확인됐다. 소년은 수술을 받기 위해 리버풀 지역에 위치한 어린이 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년의 아버지는 “건전지가 걸린 부위는 주변에 많은 혈관이 있고 심장과도 멀지 않았다”며 “수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랐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소년은 병원 도착 30분 만에 식도에 낀 건전지를 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에 따르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소년은 장기 손상과 건전지에서 누출된 알카라인으로 인해 최소 3주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년의 아버지는 “수술 후 의사로부터 건전지가 체내에 남아 있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아들은 아직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부모들에게 건전지 삼킴 사고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리모컨이나 장난감에 건전지가 잘 고정됐는지 확인하고,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필요가 있다”며 “자녀가 건전지를 삼켰다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건전지 삼킴 사고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장난감이나 자동차 스마트 키, 소형 전자제품 등 일상 생활용품에 쓰이는 ‘동전형 건전지’는 지름이 25mm에 불과하다. 크기가 작고 동그랗다 보니 10세 미만 어린이들이 호기심이나 실수로 삼키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동전형 건전지’ 삼킴 사고는 매년 평균 55건꼴로 지난 5년간 모두 279건이 발생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이물질 삼킴 사고를 경험한 아동 37명(평균 3.1세)을 조사한 결과 삼킴 사고가 발생한 물건 중 동전이 22%로 1위를 차지했으며, 동전형 건전지가 16%로 뒤를 이었다.

아이가 삼킨 전지는 몸속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식도나 위 등 소화기에 전기적 화상을 입히거나 심지어 구멍을 내기도 한다.
자칫 응급 처치가 늦어지면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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