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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중단' 최악은 피했지만 갈 길 먼 잼버리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5 16:50

수정 2023.08.05 16:51

한 총리, 5일 현장에서 "적극 지원" 강조
英, 美 퇴영…안정적 운영 방안 모색 시급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정부입장 밝히는 한덕수 총리 (부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프레스룸에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8.5 kjhpress@yna.co.kr (끝)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관련 정부입장 밝히는 한덕수 총리 (부안=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 프레스룸에서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8.5 kjhpress@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대회 중단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각국 대표단이 5일 "계속 진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일단 '대회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영국, 미국, 싱가포르 대표단이 철수(퇴영)를 결정하고 폭염 등이 이어지면서 대회의 계속 진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이날 잼버리 현장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정부는 폭염을 고려, 새만금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브리퍼로 예정돼 있었지만 긴박한 상황을 감안, 한 총리가 직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 책임자 명확하지 않는 행사…예견된 파행
정부 부처에 따르면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총 5명이다. 이 가운데 중앙정부 측 인사는 3명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한 부처에서 총괄조직위원장을 맡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했는데, 3명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다 보니 누구도 나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됐다.

특히 여가부는 2020년 7월 잼버리 조직위가 출범했을 때부터 정부 부처 자격으로 조직위원장을 맡아온 만큼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잼버리 조직위 최창행 사무총장도 2020년까지 여가부 정책기획관을 지냈다.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지난 2월 말 공동위원장으로 추가 선임됐다.

잼버리 개최 전부터 여러 우려가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다. 이같은 문제제기가 묵살된 것은 사실상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것에도 일부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 부안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원택 의원은 지난해 10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 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행사 당일까지 폭염 등의 대책은 덩굴 터널과 수도시설 정도에 그쳤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했지만 제공되는 냉수와 얼음도 턱없이 부족했다. 행사 초기에는 냉방시설도 전무했다. 급식과 간식도 부실했고 화장실과 샤워실 시설도 지저분하고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여름 세계잼버리 사전 점검행사였던 '프레잼버리'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됐다.

[부안=뉴시스] 김얼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기 퇴영길에 오른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정류장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2023.08.05. pmkeul@nwsis.com /사진=뉴시스
[부안=뉴시스] 김얼 기자 =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기 퇴영길에 오른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5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 정류장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2023.08.05. pmkeul@nwsis.com /사진=뉴시스

■ 늦었지만…정부 "잼버리 책임지겠다"
잼버리가 파행을 겪으면서 지난 4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앞으로는 중앙정부가 직접 선제적으로 나서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총리도 "앞으로 중앙정부가 잼버리를 책임지겠다"고 개선을 약속했다.

실제 이날 정부는 "샤워·편의 시설 청결 유지를 위해 700명 이상의 서비스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현장에 쿨링버스 104대를 추가 배치했으며, 국방부는 1124평 넓이의 그늘막, 캐노피 64동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응급구조사 13명 등 총 60명의 의료 인력이 추가 투입됐다.

하지만 이는 너무 뒤늦은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기본적으로 세계잼버리가 조직위의 민간 행사라는 입장을 취해 왔다. 조직위 사무국에도 부처 파견 공무원보다 민간인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는 행사인 데다가, 예산이 1000억원가량 투입됐다는 점에서 중앙정부가 진작에 책임을 지고 전면에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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