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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도 못 막았다… ‘제주의 딸’ 임진희, 고향서 첫 시즌 2승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6 19:07

수정 2023.08.06 19:07

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시즌 세번째 다승자… 통산 4승
바꾼 퍼트 자세로 안정된 샷 운영
‘슈퍼 루키’ 황유민 1타차 따돌려
6일 제주 한림 블랙스톤제주CC에서 열린 제10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임진희가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6일 제주 한림 블랙스톤제주CC에서 열린 제10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4번홀에서 임진희가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임진희(25)가 생애 첫 2승을 고향 제주도에서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임진희는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을 한 이후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박민지, 박지영에 이어 2023시즌 세번째 다승자로 우뚝 섰다.

2021년부터 매해 1승씩 차곡차곡 쌓아올린 임진희는 아직 한 시즌에 2승 이상 거둔 적이 없다.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2022년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우승한 임진희가 한 시즌에 2승 이상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진희는 6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662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친 임진희는 2위 황유민(4언더파 284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 이후 약 석 달 만에 통산 4승 고지에 올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제주의 폭염 속에서 임진희도 쉽지 않은 레이스를 펼쳤다. 지난 3일엔 오른쪽 눈에 다래끼까지 나며 고전했다. 하지만 임진희는 침착하게 레이스를 이어갔다. 전날 3라운드를 2타차 단독 선두로 마친 임진희의 이날 출발은 좋지 않았다. 퍼트가 흔들려 4번 홀(파3)에서 스리 퍼트 보기를 기록했고, 5번 홀(파4)에선 1.6m 퍼트가 왼쪽으로 비껴갔다. 8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았으나 9번 홀(파4)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려 타수를 다시 잃었다. 그 사이 앞 조인 황유민이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면서 임진희는 선두 자리를 내주고 2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이 시점이 고비였다. 하지만 임진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침착해졌고, 샷이 안정성을 더해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선두 진입 후 샷이 흔들린 황유민은 12번 홀(파4) 보기, 15번 홀(파4) 더블보기로 3타를 잃었고, 이 사이에 임진희가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며 선두를 탈환했다. 황유민은 15번 홀에서 티샷한 공이 왼쪽 숲으로 날아가 분실구가 된 것이 뼈아팠다.

임진희는 한 타 차로 앞선 18번 홀(파5)에서 아이언 티샷으로 끊어가는 안전한 전략을 택했고 파 퍼트를 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임진희가 이번 대회에서 안정된 샷을 할 수 있는 비결은 퍼트였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퍼트 자세에 변화를 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그녀는 말했다. 임진희는 "퍼트하기 전에 왼팔을 펴고 스트로크하는데 오른팔도 같이 펴지면 스트로크가 불가하기 때문에 오른팔을 릴랙스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임진희는 우승 상금 1억8000만원과 대상 포인트 70점을 보태 두 부문에서 각각 5위(4억728만원)와 6위(281점)로 도약했다.


아쉽게 준우승한 황유민은 루키 다승자 명단에 9번째로 이름을 올릴 기회를 놓쳤다. 다만 신인상 포인트를 1605점으로 늘려 이 부문 2위 김민별(1412점), 3위 방신실(1050점)과 격차를 벌렸다.
이소영, 박현경, 최민경이 나란히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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