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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청년들 공장 근무 기피... 제품 가격 부담 커질듯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8 14:55

수정 2023.08.08 14:55

지난 2020년 12월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신발 제조공장 모습.로이터뉴스1
지난 2020년 12월2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신발 제조공장 모습.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시아 국가의 공장들이 젊은 근로자들을 구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아시아에서 젊은층들이 공장 근무를 점차 꺼리고 있어 값싼 임금에 매력을 느껴 투자해온 서방기업들의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동안 아시아의 초저임금으로 인해 지난 30여년간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조됐으나 이 같은 시대가 끝나가면서 소비자들과 기업들 모두 변화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의류 공장을 경영하고 있는 영국 기업인 폴 노리스는 “현재 지구상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줄 곳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노리스는 의류 제조 종사자의 주축이었던 20대가 직업교육에서 많이 이탈하고 있으며 남아도 이전처럼 오래 근무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모두 인스타그래머나 사진 작가, 스타일리스트, 바리스타로 일하려고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0년대 이후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의 제조업 국가들이 글로벌 경제에 흡수되면서 제조업 강국이 됐으며 냉장고와 소파를 비롯한 내구성 소비재의 가격을 저렴하게 하는데 기여했다.

아시아에 공장을 많이 두고 있는 완구업체 하스브로와 마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모두 근로자 부족이나 노동비 상승으로 고전하면서 제품 가격을 인상해야 했다
부모 세대 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층들은 공장 근무를 꺼리고 있으며 이전 세대에 비해 출생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가족 부양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육체적으로 덜 힘든 쇼핑몰이나 호텔에서 근무할 수 있는 등 서비스업 취업 기회도 늘고 있다.

중국의 공장에서 일할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지로 옮기고 있지만 그곳에서도 젊은 근로자 구인난과 임금 상승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 국제노동기구(ILO)의 통계에서 베트남 공장 근로자들의 임금은 2011년 이후 월 320달러로 두배 이상 상승했다.

제조업체들은 과거에 임금 상승에 대처해 노동비가 더 저렴한 국가로 공장을 옮겨 대처했지만 오늘날 이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경우 노동력이 풍부하기만 정치적 불안이나 열악한 인프라, 숙련된 근로자 부족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인구대국인 인도의 사정도 좋지 않아 공장 업주들은 직원 붙잡는데 고전하고 있다. 젊은층들이 국가의 복지 제도가 후원하고 있는 농업이나 산업단지에서 임시직 종사를 선호하고 있으며 엔지니어 교육을 받을 경우 IT 업종으로 이직해서 책상에 앉아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공장 근로자들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제조의 80%를 아시아에서 하고 있는 나이키는 2001년 공장 직원들의 평균이 22세였으나 현재는 31세, 중국 공장은 40세로 높아졌다.

미국의 한 가구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중국과 베트남의 젊은이들이 글로벌 유행에 노출되면서 공장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의 공장들이 노동집약적이었던 것에서 생산 자동화를 전환되고 있지만 최신 기계를 조작할 근로자들을 찾는 것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이전같으면 공장에서 일하던 청년들은 외국어를 배워 고령층이 늘고있는 선진국으로 가서 노인 돌보미나 공백이 생긴 일자리에서 취업하고 있으며 임금도 3배 더 높아 만족해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제조업 종사 기피에 공장들은 임금을 올리는 것 외에 공장 식당 음식 개선, 직원들의 자녀를 위한 유치원까지 설립하며 이들을 붙잡으려 하고 있다.


이 신문은 베트남의 한 의류 공장에서는 직원들의 이직을 막기위해 공장 안에 카페를 개설하고 요가나 댄스 강습까지 제공하는 등 복지를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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