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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사 이전' 주민감사 재심의 신청...고양시 "타당성 조사 수수료 합법성 적극 소명할 것”

노진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9 10:05

수정 2023.08.09 10:05

경기도 감사결과는 감사 청구사항을 넘어선 감사대상의 확장
자치사무 감사는 감사대상을 특정하여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고양시청사 전경. /고양시 제공
고양시청사 전경. /고양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양=노진균 기자] 경기 고양시가 시청사 이전과 관련, 경기도가 실시한 주민감사 청구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신청한다. 시는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9일 고양시에 따르면 앞서 경기도는 올해 3월 고양시 청사 백석동 이전사무에 대한 법, 조례 위반 관련 주민감사가 청구됨에 따라 같은 해 5월 감사를 진행, 7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도는 3월 고양시가 시청사 백석동 이전과 관련해 진행했던 타당성 조사가 지방재정법과 지방회계법을 위반했다며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도는 고양시가 시청사 이전을 위한 타당성 조사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약정을 체결했다고 판단했다.

청사 이전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려면 세출 항목을 세세하게 명시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받아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예산담당관 소관 기관 공동 기본운영비를 사용해 수수료 일부에 대한 경비만 확보한 뒤 타당성 조사를 의뢰해 지방재정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또 타당성 조사를 위한 업무 수행 약정을 체결하려면 타당성 조사 수수료 예산 전액에 해당하는 7500만원을 확보하고 집행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5500만 원 규모 재원 확보 방안 없이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약정을 체결해 지방회계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고양시가 백석동 업무빌딩으로 시청사를 사용하려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사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공유재산·물품 관리법, 신에너지·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촉진법,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장애인·노인·임산부 들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도시교통정비 촉진법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가운데 고양시는 청사 이전사업 타당성 조사 예산을 지적한 경기도의 판단에 불복, 재심의를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번 감사 결과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 청구사항을 넘어선 ‘감사대상의 확장’이라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양시 청사 이전사업 타당성 조사'는 주민감사청구 대상 사무에 포함되지 않았고, 시간상으로 주민감사 청구 이후에 기존 신청사 건립사업과 별개로 타당성 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주민감사대상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도가 '시청사 이전사업 타당성조사'를 감사대상으로 삼은 것은 지방자치단체에게 절차적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고, 자치사무의 합법성 통제라는 감사의 목적에도 벗어나기 때문에 감사의 목적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3월 23일 남양주시와 경기도간 권한쟁의에 대한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권은 대상과 범위가 한정된 감사권으로 보는 이상, 자치사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감사대상이 특정되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절차적인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없고, 감사대상을 적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사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사항에 대해서만 감사 대상의 확장 내지 추가가 허용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고양시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근거해 시청사 이전사업 타당성 조사는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사무관리비로 지급 가능하고 이미 경기도 등 여러 지자체에서도 사무관리비로 타당성조사 수수료를 편성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타당성 조사 사업경비를 적정비목인 시설비로 계상하지 않았다는 경기도의 감사결과는 타당하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시의 주장이다.


시 관계자는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법률전문가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재심의를 결정했다" 면서 "활용 가능한 예산을 검토하여 시청사 이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만큼, 재심의 절차에서 우리 시의 주장과 합법성을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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