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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감독 데뷔작 '보호자' 직접 보니 [이 영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0 09:53

수정 2023.08.10 21:16

영화 '보호자'
영화 '보호자'

영화 '보호자'
영화 '보호자'

[파이낸셜뉴스] “감독을 한다면, 스토리를 운반하는 연출자로서, 캐릭터를 잘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영화 ‘보호자’로 감독 데뷔한 정우성의 변이다. ‘보호자’는 데뷔 30년차 배우 정우성의 감성과 취향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아날로그 스타일의 액션과 멜랑꼴리하면서도 유머가 군데군데 녹아있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독특한 캐릭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다.

정우성의 연출 의도 역시 “장르적인 외피는 액션이지만, 주인공인 수혁의 죄책감과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후회, 남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 간의 엇갈림과 충돌이 주는 긴장감과 웃음을 즐기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바랐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사이 어느 지점에 있는 듯한 이 영화는 믿음직스런 정우성의 존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김남길과 2인자의 불안을 다채롭게 그려낸 김준한, 무자비하고 쿨한 얼굴의 박유나 그리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아역배우까지 배우들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10년 만에 출소한 수혁(정우성)은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조직을 떠나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수혁의 출소를 기다리던 보스 응국(박성웅)은 수혁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오른팔이자 조직의 2인자 성준(김준한)에게 그를 감시하라 지시한다. 수혁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성준은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할 것을 의뢰한다.

자동차를 탄 주인공 수혁이 엔진 굉음을 내며 여러 명의 조직원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감독’ 정우성이 준비한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 액션신 중 하나다.

네일건을 든 채 수혁을 뒤쫒는 '돌아이'와 같은 우진은 마치 아이들끼리 총 싸움을 하는 모습인데, 때마침 손전등을 든 아파트 경비원이 우진의 뒷모습을 향해 "뭐 하냐"고 묻는 장면은 이 영화의 유머 방식을 대표한다.

2인조 해결사 우진과 진아는 '보호자'에서 단연 돋보이는 '빌런 커플'이다. 세상에 버림받은 떠돌이 개와 같은 존재인 이들은 마치 남매처럼 서로를 아끼며, 자기들만의 잔인한 동화같은 세계에서 산다.
바이크를 타며 형형색색의 사제 폭탄, 네일 건 등 다양한 수단과 창의적 무기로 기존과 다른 액션신을 연출한다.

정우성 감독은 “우진과 진아는 폭력을 게임처럼 생각하는 캐릭터다.
본인들이 가하는 폭력이 재밌고, 무기가 귀여워 보이면 상대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캐릭터를 고려하여 다채로운 무기를 설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97분. 15일 개봉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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